보호자가 어떤 선택을 하든지 간에 욕은 얻어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을 인지한다면, 여기서 어떤 하소연을 하든지 간에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판단을 하는 현실에서는 자기의 행위에 대해서 마냥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하는 것을 버려야 합니다.
근래에 여기 카페에서 심심치 않게 접한 복수의 글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문제를 가지고 장황하게 자기를 합리화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겁니다.
하소연이라는 명목으로 자기의 행위에 대해서 불특정 다수로부터 긍정적 답변을 은근히 요구하고 그 요구에 응한 다수는 명령어를 사용하면서 게시글을 올린 이의 차후 행동을 강제하려고 시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자기 합리화는 자기애를 바탕으로 하는 자기방어 기제이기에 긍정적으로 여길만합니다. 그리고 자기애는 행위의 동력이기에 마냥 부정적으로 볼 수도 없습니다. 그저 철저하게 주관적이고 어리석은 저는, 그 혹은 그녀가 저로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자기의 상황 설명을 통해서 무엇을 얻고자 자기를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처럼 묘사하느냐는 의문을 가집니다.
어차피, 누구에게나 언젠가는 도래할 미래의 불안을 현재의 최선을 바탕으로 조금이라도 늦추고자 하는 것이 간병이고, 간병은 환자가 있기에 하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복수의 글에서 환자의 사정이나 심리적 상태보다 보호자의 사정을 선행하려는 압력을 느낍니다.
이는, 자기의 행위에 대한 타인의 긍정적 동조를 통해 불안으로부터 야기한 죄책감을 분산하려는 사전 작업일 뿐입니다.
실제 투병 중이신 여러 환우의 글에서는 최선을 다해서 하루를 사용하시고 미래를 다지신다는 감상을 강하게 가집니다. 더하여, 하루를 소비하기에도 벅찬 환우의 글을 읽으면 어떤 위로의 말도 함부로 할 수 없다는 무게를 체감합니다. 그러나 몇몇 보호자의 글을 읽으면 환우의 부정적 행위를 부각하여 보호자의 사정이 환우의 사정보다 더 절박하다는 것처럼 읽힙니다.
개인마다 가정마다 사정은 다르기에 어리석은 제가 행위의 일방을 지적하는 것은 불량하고 지적해서도 안 됩니다. 그리고 게시글을 적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환우의 사정을 보호자가 보호자의 감정과 판단으로 묘사한 글에 대해서 높은 신뢰도를 가져서도 안 됩니다.
다만, 하겠다고 나섰으면 하고 하지 않겠다는 판단이 섰으면 하지 않으면 됩니다.
여기에 하소연 해보았자, 입을 대는 여럿이 현실에서 당사자의 행위를 적극 변호하지 않을뿐더러 할 수도 없으며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도 없습니다.
의사에게 치료받기 위해서 병원에 가는 것이지 의사의 인간성을 테스트하기 위해서 병원에 가는 것이 아닌 것처럼 자기가 마주한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포 단위의 정보가 필요하기에 여기 카페에 오는 것이지 자기가 간병하는 환우를 인민재판에 회부하기 위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여깁니다.
힘이 나지 않는 분에게 힘내라는 명령어도 부끄럽고 원하는 바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음에도 잘될 거라는 낯 간지러운 응원도 부끄럽습니다.
그저, 지금에 충실할 뿐인 여럿에게 찬사를 보내며 글을 마무리합니다.
누군가에게는 다분히 불쾌한 글로 읽히리라는 것을 알고 적었기에 미리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래 게시하지 않고 삭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