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암이라 쓰고 앎이라 읽는다 - 요양병원 사물함

암은앎이다ㅣ직본
2025.08.22 06:18 | 조회 390

군대에선 관물대 문을 열면

가족사진 애인사진 아이돌 브로마이드가

세상 가장 소중한 듯 붙어 있었다.

힘들고 외로울 때마다

그 사진 하나로 위로를 삼았으니까.

그런데 병원 사물함은 좀 다르다.

거긴 온통 약이다.

정확히 말하면

영양제 면역치료 보조제 건강식품들이다.

비타민 C부터 시작해

기능성 분말 정체불명의 즙

어디서 들었는지 모를 ‘○○에 좋다’는 약까지

종류도 참 다채롭다.

누가 보면 작은 약국 하나 차린 줄 알겠다.

누군가는 군 생활을

사진 한 장에 기대 견디고

또 누군가는 병상 위에서

이 약 하나에 희망을 건다.

“이 중 하나쯤은 제발 나를 살려줘.”

그 바람을 담아

오늘도 사물함 문이 살짝 열린다.

그리고 또 한 병

비좁은 틈새를 비집고

조심스럽게 들어앉는다.

치료는 의사에게 맡기지만

희망은 스스로 챙겨 넣는 법이니까.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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