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직장암이란 사실을 처음 알았던 작년 여름..
나와는 반대로 남편은 참 덤덤했습니다…
남편은 울지도 않았고..
화를 내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병원에서 하라는대로 선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받으며 하루하루 부작용으로 인한 고통들을 참아낼 뿐이였습니다…
그렇게 남편은 묵묵히 선항암을 마쳤고 수술을 위한 검사들을 하게되었습니다 …
검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남편은 지금까지는 막. 살았으니 수술 후에는 좀 더 겸손하게 살면 되는거라고…
매일매일 불안해하는 저를 다독여주었습니다…
하지만…
검사결과는 너무나 가혹했고…
우리는 암진단을 받았던 날. 보다도 더 큰 충격으로 괴로웠습니다…
쇄골에서 서해부까지 암들이 혈액을 타고서 대동맥 주변 림프절에 전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수술은 의미가 없어졌고…
항암을 최대한 빨리 시작해야한다는 교수님 말씀..
그날부터 남편은 직장암 4기가 되었습니다…
그날 딱 한번…
처음으로 남편이 울었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며칠후부터 마음을 다잡고 제가 만들어주는 음식들을 열심히 먹으려고 노력했고..
잠도 푹 자려고 노력했으며..
저와 함께 저녁마다 열심히 길을 걸었습니다…
남편은 폴피리와 얼비툭스로 항암을 하게되었고…
항암때마다 매번 다르게 찾아오는 부작용들을 마주해야 했으며…
저는 그런 남편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서 온. 마음을 다했습니다…
제가 남편의 보호자가 된다는 건…
정신없이 돌아가는 하루 속에서 빠트리는것이 없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하고…
항상 남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내 말이 의도치않게 남편에게 상처주는 일이 없도록 단어하나 조차도 고르고 골라 써야하고…
나는 아파서도 안되고 슬퍼서도 안되는…
내 스스로를 나는 그렇게 엄격하게 다루고 있었습니다…
어떤날..
나 참 힘들다… 나도 사람인데… 싶다가도
‘남편이 없다면??’하고 생각하니
모든것이 참아졌습니다…
새벽에 잠을 깼던 어느 날..
어슴푸레한 어둠속에서 곤히 잠든 남편의 얼굴을 보면서 하염없이 눈물 흘렸던 날도 있었고…
또 어떤날은 뒤돌아 누운 남편의 등을 보면서 밤새 잠못이룬 밤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늘 그렇게 슬프지만은 않았습니다…
이곳 ’아름다운동행 카페‘의 어느님의 기적같은 치유를 읽었던 날은 우리의 일인냥 가슴이 설레이고..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그렇게 매 순간 소중했던 우리 부부의 시간이 이제 1년 1개월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남편은 열다섯번의 항암을 하였고…
지난 금요일에 검사 결과를 들었습니다…
혈액종양내과 교수님께서는 ‘극히 드물게 약이 잘듣는 경우‘ 라고 하셨습니다…
처음 사진과 비교해 주시면서 암이 흔적만 남았다고…
그래도 아직은 불안하니 한사이클만 항암을 더 해보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기적같은 일이 우리에게도 찾아왔습니다…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하지만 저는 혹시라도 우리가 나태해지게 될까봐 마음껏 기뻐해보지도 못했습니다…
문득문득 이게 꿈이야 생시야?? 하며 되뇌이는 저 입니다…
남편이 전이가 되었을때 참 절망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그땐 이곳에 글을 쓰는일도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항암 횟수가 늘어날수록 그런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도 열심히 노력해서 다른 환우들에게 희망이 되고싶다…’
그런날이 오면 꼭 글을 써야지…
……..
기적처럼 그런날이 우리에게 왔습니다…
남편은 열여섯번째 항암을 받기위해 좀전에 서울로 출발하였습니다…
우리가 탄 배가 어디로 흘러가고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그래서 때로는 불안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내일도.. 또 모래도…
저는 남편과 함께 하루하루 소중한 시간들을 보내며 열심히 살아갈 생각입니다…
깊은밤..
힘든시간 보내고계신 환우님들의 빠른 쾌유와 평온함을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