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약 2달간 암 병동에서 입원해서 치료하다가 결국 연계 호스피스로 모셨는데 5월 3일에 상태가 많이 안 좋다며 개인실로 들어가셨다고 했는데 그날 면회 다녀온 동생이 집에 가서 얘기해주겠다고 했을 때 감을 잡았어요. 아니나 다를까 임종실로 개인실을 배정받은 거고 그날부터 돌아가실때까지 4박 5일 아버지랑 상주보호자였던 어머니랑 동생이랑 넷이 지냈네요
상주 이틀차까지 섬망이 너무 심해서 면회 온 고모들도 알아보다가 못 알아보다가,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하다가 또 어느 순간은 멀쩡하게 가족 각각에게 유언도 남기셨고 저희도 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말 많이 들려드렸어요
이틀에서 삼일차 넘어가는 날이 어머니 양력 생일이셨는데 이틀차 오후부터 거의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숨만 쉬셔서 가족끼리 호흡 관찰 겸 교대로 아버지 옆에 있었거든요. 그 새벽에 '아빠 오늘 엄마 생일이야' 하는 제 혼잣말에 엄마도 깨시고 동생도 깨서 옆에 같이 앉아가지고 제가 엄마 생일 축하한다고 하고 싶으면 고개 끄덕끄덕해. 하니까 끄덕끄덕까지 하시고 엄마가 사랑한다고 하니까 호흡기 낀채로 사랑해 라고 답한 게 마지막 말이셨어요 우는 엄마 달래면서 저랑 동생도 울고... .
그리고 동생과 교대하고 잤는데 임종 상주보호자로 불려간 거니까 아버지 보낼 때 입혀드릴 옷을 챙겨갔는데 꿈에서 그걸 입고 저를 보면서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벌떡 일어나서 깼는데 6일 아침부터 밤까지 내내 말 한마디 없이 숨만 쉬더라고요. 그래서 그 꿈 이야기를 하면서 아빠가 섬망중에 이야기하던 곳들, 가보고 싶었던 곳들 다 보고 가려고 지금 뛰어다니나보다. 하고 아빠와의 추억 이야기를 가족끼리 하고, 환자 상태 보러 온 간호사 선생님이 아빠 옆에서 셋이 의자 널찍하게 앉아서 이야기하시는 모습이 아빠도 같이 이야기하고 있는 거 같다고 하고 가시고. 6일은 정말 저희 말대로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보고 싶은 거 보러 다니는지 산소포화도도 정상, 혈압도 정상이었어요
그러다 7일 새벽 회진때 혈압이 20/40이란 소리에 놀라 깨고(어머니가 보고 계셨거든요) 6시 반부터 호흡이 느려져서 간호 스테이션에 뛰어가고, 48분에 호흡은 완전히 멈추셨는데 맥박이 남아있고 심전도 검사 기다리고 의사 선생님 사망선고 하러 오시기 전까지 간호사 선생님 말대로 친척들에게 전화해서 마지막 인사 목소리 들려주고, 하고 싶었던 말 잔뜩 했지만 한 번 더 해주고. 7시에 사망 선고 받아서 장례식장으로 옮기고 그 뒤로 아버지 보내드리느라 바빴네요.
폐암 4기에 복막,뼈,뇌전이까지 와서 두세달동안 아프고 울고 섬망에 본인도 엄마도 힘들어하고 또 미안하다고 하고, 면회 갈 때마다 어떤 날은 의사소통이 되고 어떤 날은 겨우 잠에 들어서 숨 쉬는 모습만 보거나 어떤 날은 섬망 심해 제대로 대화 못하고 오기도 했는데, 마지막 이틀은 정말 아기 잠 자듯? 피곤했던 사람이 집에 돌아와서 입 벌리고 자는 모습으로 가셔서 마음이 덜 무거워졌어요. 매번 고통에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모습만 보다가 이제 아픔 없는 천국으로 소풍 가신 거니까.. .
모신 추모공원도 할머니 모신 곳에 같이 모셔드렸는데, 이미 천국에서 할머니와 할아버지,큰 아빠 만나서 잘 놀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 저녁 삼우제 미사 드리러 가기 전에 동행 카페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았어서 글 남깁니다.
이런 저런 증상 검색하고 정보도 받아가고 비슷한 상황의 보호자분들 글에 댓글도 달고
너무 답답해서 올렸던 글에 달린 댓글들에 위로도 받고 너무 감사했습니다.
저희 아빠는 뭐가 그리 바쁘고 그곳에 꿀 발라놨는지 인생 2막을 천국으로 소풍 갔지만 다른 환자와 보호자님들은 건강하게 회복하여 이 곳을 더 즐기다 가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