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도쿄여행 둘쨋날

미카엘2015ㅣ설본
2023.10.06 12:38 | 조회 397

이번 도쿄 여행이 특별했던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우리 집 생태계가 잠시였지만 제자리를 찾았다는 점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설명이 좀 필요할 것 같은데 집단생활을 하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자연계에는 서열이 존재하고 더불어 천적관계가 존재합니다. 만약 서열이 정해지지 않으면 서열이 정해질 때까지 끊임없이 전쟁이 일어나고 천적이 사라지면 재앙이 시작됩니다.

우리 집안의 역사를 보면 아이들 어렸을 적에는 당연히 제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서열 1위에 천적이라고 해봐야 그때는 나긋 나긋 고분고분한 아내가 고작이었으니 그 위세가 막강하였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전투와 전쟁을 치르고 난 후 또한 부부 싸움의 형태가 한방에 보낼 수 있는 급소를 노리는 격투기에서 보호장구를 차고 룰이 정해져있는 권투로 그리고 소리만 요란했지 실제로 충격이 전혀 없는 택견으로 발전을 하면서 어느새 서열 1위의 자리에서 밀려났고 아들들의 키가 내 키를 넘어서기 시작하자 서열은 급전직하 내 밑으로 막내딸말고 아무도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사실 막내딸은 공식 서열상 꼴찌지만 실세 1위였습니다. 아무도 막내딸의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막내에게 천적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둘째 아들이었습니다. 작은 오빠의 명령에는 어쩌면 그렇게 고분고분 해지는지 명령이 떨어지면 토달지 않고 바로 움직입니다.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이번 여행으로 네 명이 한 공간에 있게 되니 서열이 순식간에 정해지고 그 즉시 평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사용한 지 너무 오래되어 저의 기억에서 사라진 명령어가 그렇게 아름다운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둘째 아들이 막내에게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심지어 자기가 씹던 껌도 버리고 오라는 하찮은 명령에는 군말 없이 따르는 모습을 보며 막내를 움직이는 명령어의 위력에 황홀하기까지 했습니다. 더군다나 야채를 왜 안 먹냐 먹어야 건강하다는 잔소리까지 대신해주니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며 아내와 나는 눈을 마주치며 아이고 고소해라 하면서 속으로 웃음을 지었습니다. 그런데 막내가 작은 오빠에게 꼼작 못하는 이유를 저는 압니다. 어렸을 적에 작은 오빠가 자기를 너무 이뻐해 주고 이것저것 챙겨준 것을 잊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아들은 밖에 나갔다 올 때 빈손으로 온 적이 없었습니다. 대부분 길거리에서 주어오는 것이 태반이었지만 반짝이는 구슬이나 예쁜 돌멩이, 꽃등 막내 눈에 예뻐 보이는 것을 챙겨와서는 늘 막내에게 건네주곤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네 정서로는 받은 게 있으면 꿀리는 것이 국룰이요 인지상정이지요.

오늘 보내드리는 사진은 아들네 집 근처 재래시장 사진과 명품거리로 유명한 오모테산도 힐즈 사진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간판이 특이하고 볼거리가 많은 재래시장이 참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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