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춘천 자전거 여행 -나희덕 시인의 <흔들리는 것들>

미카엘2015ㅣ설본
2023.09.25 17:12 | 조회 157

삶의 무게는 있어

마른 쑥풀 향기 속으로

툭 튀어오르는 메뚜기에게도

삶의 속도는 있어

코스모스 한 송이가 허리를 휘이청 하며

온몸으로 그 무게와 속도를 받아낸다

어느 해 가을인들 온통

흔들리는 것 천지 아니었으랴

바람에 불려가는 저 잎새 끝에도

온기는 남아 있어

생명의 물기 한점 흐르고 있어

나는 낡은 담벼락이 되어 그 눈물을 받아내고 있다

나희덕 시인의 <흔들리는 것들>

춘천 라이딩 잘 다녀왔습니다. 체력 안배를 위해 종합운동장 역까지 점프한 후 여유롭게 솔라(솔로 라이딩)를 마쳤습니다. 춘천 명물인 막국수 먹은 후 예매해두었던 청춘열차 타고 돌아왔습니다. 목적지가 용산이었지만 체력에도 여유가 있고 살짝 아쉬운 마음이 들어 옥수역에서 내려 집까지 열심히 페달을 밟고 왔습니다. 그 덕분에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노을 사진은 다음에 전해 드리겠습니다.

100킬로 넘는 장거리 라이딩을 하게 되면 가봤던 곳이지만 낯설게 느껴져 길을 잘못 드는 경우도 생기고 아무리 좋은 풍경이라도 같은 풍경이 이어지다 보면 지루한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제 경우 청평과 양평 갈림길에서 방향을 잘못 잡아 한참을 양평으로 갔다가 다시 청평 방향으로 돌아왔는데 손해 봤다고 아쉬워했다가 물의 정원을 지나면서 모든 자책과 원망을 한방에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물의 정원 전체가 노랑 코스모스로 뒤덮여 있는 장관을 목도하였기 때문입니다. 가는 길이 많이 남아 오래 머무를 여유가 없었지만 사진으로나마 남겨야겠다고 생각하여 부지런히 셔터를 눌렀습니다.

어느 해 가을인들 온통

흔들리는 것 천지 아니었으랴

내가 지나온 인생길과 물의 정원에서 만난 노랑 코스모스의 향연을 이처럼 아름답고 정확하게 표현한 싯구는 없을 것 같습니다. 노랑 코스모스 밭 한가운데 자리 잡고 카메라의 뷰 파인더를 보고 있자니 세상 천지가 흔들리는 노랑 코스모스로만 꽉 차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모습 전해드립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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