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가쁘게 쫓기듯 달려 온 길
고개 중턱에 서서 뒤돌아보니
생각보다 많이 바뀐 인생 뒤안길
어디서부터 잘못 접어 들었을까
마음 내키며 걸어온 길은 턱 없이 짧았다
지금 돌아가기엔 너무 멀고 아득하다
오후 중턱에 걸친 햇살 보며 생각 고쳐본다
그래! 이제부터는 내 맘대로 걸어 가보자
그래야 내 삶에 덜 미안할 거니까
마음에 숨은 또 다른 내가 하고 싶은 대로
가고 싶은 길 당당히 걷자
손가락질 비아냥거림 무시해 버리고
서석노 시인의 <갈림길>
간혹 사진 정리를 하지 못하고 지나칠 때가 있습니다. 오늘 앨범을 뒤적이다가 작년 9월 9일 볕 좋을 때 선유도에서 찍은 사진과 퇴근하면서 행주대교를 건너면서 찍은 사진을 발견하였습니다. 사진을 한 장 한 장 들여다보고 있자니 그날의 기억들이 생생하게 되살아납니다. 심지어 따스했던 햇살의 감촉까지 느껴지는 듯합니다. 특히 행주대교를 건널 때 내 눈앞에서 펼쳐진 저녁노을은 숨이 막힐 만큼 감동적이었음을 사진을 통해 반추하게 됩니다.
시인의 갈림길이라는 시를 읽으며 나 역시 젊은 시절에는 왜 그리도 숨 가쁘게 쫓기듯 달리면서 살았을까 의문이 듭니다. 젊어서 그랬을 테지요. 늙으면 달릴 기력도 없었을 테니 오히려 가만 앉아있는 것이 이상했을 겁니다. 단지 쫓기듯 살 필요는 없었는데 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결국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네’ 유행가 가사가 정답인 듯싶습니다. 노을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내 삶이 붉게 물들 날이 그리 멀지 않았음을 떠올리며 시의 마지막 구절을 읊조려 봅니다.
‘그래! 이제부터는 내 맘대로 걸어 가보자
가고 싶은 길 당당히 걷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