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그래도 시간은 흘러가네요..

미라클다몽
2022.09.13 08:14 | 조회 790

올해 4월 항암을 포기하는게 낫겠다. 현재 전이속도로 봐서 3개월 정도 남았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담당 교수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딱 4개월 반만에..깨끗한 곳에서 편하게 사시라고 수리해드린 집에서 한달 지내시고 가셨네요.

여름휴가를 끝내고 회사에 복귀할 무렵 엄마가 입주간병인을 원하셔서

가벼운 마음으로 간병인 구할 때까지만 휴가를 더 낸다는 생각이었는데

그날 돌아가셨습니다. 엄마 소원대로 병원 안가고 깨끗하게 집에서요..

전전날 목욕시켜드리고, 그날은 수건으로 몸도 다 닦아드리고, 기저귀도 새걸로 갈아드렸는데.

엄마옆에 누워서 엄마손잡고 돌아가시기 몇분 전까지 휴가기간 동안 둘이서 할 일도 이야기했는데...

저 혼자 엄마 옆에 있었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항상 시뮬레이션을 했어요.

통증이 심해지시면 당황하지말고 119를 불러서 대학병원으로 가서 입원한 뒤..그리고 형제들을 호출하자.

하지만 엄마는 마지막까지 통증이 없었고. 막상 제가 119를 불렀을 때는

엄마에게 심정지가 온 뒤, 울며 불며 소리를 지르며 빨리 오라고 난리치면서

정신없이 cpr을 하는.... 말그대로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오빠와 통화한 뒤 어머니를 그대로 보내드리기로 결정한 후 응급대원들이 철수하고

경찰이 오고 검안의가 왔다간 순간들은 지금도 꿈처럼 느껴져요.

20여 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제 생활은 마치 뿌리가 뽑혀서 물에 떠다니는 풀 같이 느껴집니다.

매일 엄마에게 안부전화하던 시간, 엄마 식사 챙겨드리러 집에 들리던 시간이 되면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언제쯤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달 두달 시간이 흐르면 지금보단 나아지겠지요.

시간은 흐르고 산 사람은 살게 되어있으니까요.

하지만 통화목록에 떠있는 "엄마" 라는 글자만 보고도 북받치는걸 보면 아직은 멀었나봅니다.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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