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물 범이야입니다...
지난달 말에 위 대장 내시경을 하고
화요일에 씨티와 피검을 하고
목요일에 정기진료를 보았습니다..
전 2015년에 다발성 간전이 대장암 진단을
받았고..
이미 어찌 손을 쓸수 없을 정도로 간이 망가져
있어서 그 당시에 기대여명이 6개월이였습니다..
아바스틴 폴폭스로 6년에 걸쳐 100회에 가까운
항암을 했고...
더 이상의 항암을 견뎌낼 자신이 없어서
담당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항암을 중단했습니다..
11년차가 된 지금..
일년에 한번씩 위대장 내시경을 하고
4개월에 한번씩 씨티와 피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요근래들어 정기진료를 받으러 병원에
가면 복잡미묘한 감정이 듭니다..
불안인지 서글픔이지 슬픔인지 모르겠는데
자꾸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
아마도 불안이 제일 클껍니다..
전 평소에는 정말 일반인처럼 지냅니다..
제 식습관과 일상의 루틴을 보신다면
저만큼 불량환자는 전세계를 통틀어서라도
찾기 어려울껍니다...
진료실 앞에서...
그간의 생활패턴을 후회하고 반성하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진료실을 들어갔는데
센스만점 담당의는 제가 자리에 앉기도 전에..
" 다 좋아요!!"
딱 네마디로 제 불안감을 달나라로
보내버렸습니다..
전... 그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현장근무로 피곤에 쩔어 있는
상태인거죠 ㅋ
어쨌든 또 4개월을...
진료실 앞에서 했던 반성과 후회는
싹 잊어버리고
또다시 불량암환자로 지낼껍니다
전..제 자신을 너무 잘 압니다..
어쩌면 이런 걱정없는 성격이 투병에
큰 도움이 된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칼만 안든 강도처럼 제 통장을 텅장으로
만들어 가던 딸아이가
철이 좀 들었는지
이젠 도와 달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언젠가는 스스로 본인의 인생을
찾아가겠죠...
손가락과 손목의 통증을 호소하던
마귀할멈은..
의사가 목디스크 초기증상이 보인다고
했다며 난데없이 베개를 바꿔달라는
요구를 해서...
본인도 돈을 버는데 왜 제가 베개를 사줘야
하는지 이해는 되지 않지만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평생 사본적 없는
가격의 베개를 사줬습니다...쉣!!!
전직장에서 데려간 매장 알바생이
대학을 들어갔습니다..
요즘 애들 같지 않은 아이라
"3살 어린 남자는 어때?"
하고 밑밥을 던져 놓구선
막내랑 이어서 나중에 며느리를 삼으려고
작전을 개시 했다가
"처음에는 농담이라 생각했는데..
농담이 아니신거 같아서 이젠 무서워요"
이 한마디에 현재는 작전상 후퇴중입니다 ㅋ
통장이 텅장인 주제에
가끔 이 아이 손에 용돈을 쥐어주곤 하는데
매번 한사코 사양을 해서..
살짝 제 히스토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처음 투병을 시작할때
전 정말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웠었습니다
지인들
친구들
그리고 이곳 동행에서의 인연들
제 딸과 아들은
수많은 이모 삼촌들이 키워 주신게 맞습니다..
"받은 은혜가 너무 커서 다는 갚을수 없겠지만
난 일정부분은 다시 환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단다..
그러니 사회아빠가 주는거니까
그냥 받아!!!"
전...
이렇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부모님 이사후..
마지막 작업으로
쇼파를 들이러 부모님 댁에서
쇼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부모님 이사는...
딸아이 이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어렵고 힘이 들었습니다...
우얐든....
환우분들
보호자분들...
모두 평안하고 즐거운 주말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