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남편에게 고마와요.

써니플로리다l직본
2026.04.01 01:36 | 조회 1.3k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임상상담하려고 아산병원, 삼성병원에 전화했는데 거절당한 후에 멘붕이 왔지요.

다행히 서울대학병원에 가서 진료보고 왔는데, 저를 위한 임상은 없다라고 간결하게 말씀해주시더군요. 실망을 했지만서도, 나중에 후회는 안 할거 같아서 후련했어요. 한국에서는 힘들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미국에 있는 남편이 이번에 정말 노력을 많이 했어요. 저번 달에 (3월) 의사선생님께서 임상을 찾아보자라고 말씀하셨을 때, 남편이 보험을 재정비해서 암센터가 커버되게 만들어놨어요. 그리고는 플로리다에 있는 가장 큰 암센터에 전화를 몇 시간씩 통화를 하더니 4월 6일에 예약을 잡아놨네요. 키우는 강아지도 일터에 데리고 다닙니다. 전기공사하는 직업이라 강아지는 먼지가 풀풀나는 똥강아지가 되었지만, 남편에게 감사합니다. 무거운 짐을 어깨에 맨 남편에게 미안해요. 이런 얘기를 하면 난 너의 남편이니까 당연하다라고 말해요. 제 눈에는 그 무거운 짐들이 다 보여서 안타까와요.

남편이 코로나 시기에 폐렴때문에 병원에 15일지내다 퇴원했는데, 저는 남편이 하루종일 전화만 하고 운동을 안 하길래, 정말 못되게 굴었어요. 그래서 남편이 펑펑 울기도 했는데, 제가 암환자가 되어보니 몸에 힘은 없지만, 말은 하겠더라구요. 남편도 그 때 이랬겠구나라고 그제서야 이해가 되고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에게 그 때 일을 이제서야 미안하다고 이야기 하자 남편은 그 때 아이처럼 펑펑 운 것을 비디오로 찍어놨어야 하는데라고 웃기는 말을 했어요.

환자가 된후 몸은 힘들고 하지만, 한국 생활을 1년이나 넘게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2001년에 미국에 들어가서 한국에는 몇년에 한 번씩 나왔지, 이번처럼 살아볼 기회는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부산생활이 너무 좋아요!! 사람들도 좋고, 해산물 완전싱싱 그리고 싸요!

이 좋은 경험을 이 암이 아니었으면 경험하지 못했을거여요. 미운 암이지만, 이로 인해 새로운 인연들을 만들고, 새로운 경험을 해서 전 너무 좋아요. 남편도 서울보다 부산을 좋아해서 나중에 은퇴하면 6개월 살이 하러 매해 오자고 말해줘서 감사해요.

제 남편 착하죠? 한국말은 제가 우리 강아지한테 하는 "먹어먹어" " 이리와" 같은 간단한말밖에 못하지만, 그 마음의 크기는 저보다 훨씬 큰 바다같습니다.

털보야 고마워. 이제는 너 말 많이해도 구박하지 않을께...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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