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항암 약을 먹다 보면
문득문득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같은 약을 매일 먹는데
매일 매일 다른 부작용으로 몸상태가 바뀌다 보니
부작용에 대응책을 강구해도
만족하지 못할 컨디션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약을 먹는게 지치기도 합니다.
하루에 거의 스무개의 알약을 먹다보면
내가 오늘 이 약을 먹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때도 많은데
그러다 먹었겠지 라고 패스하다 보면
몸에서 통증이 저를 힘들게 합니다.
또 몇 일 통증이 줄어들면
이제 약을 끊어도 되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다 하루만 이런저런 이유로 안 먹으면
다시 통증으로 고생을 합니다.
결국 삶의 질 때문에 통증 약을 계속 먹게 되는데
약으로써 몸에 통증을 줄이다 보니
실제 몸에 이상이 있는것 같은데,
통증에 묻혀 버리는 상황도 오는 것 같습니다.
예로
과거에는
밤에 자다가 소변이 마렵다는 생각에 깨어 소변을 봤는데
요즘은
밤에 요도쪽에 극심한 통증으로 깨어 소변을 보네요.
마렵다는 생각이 통증약에 묻혀
극심한 통증이 올때까지 못 깨다 소변을 봅미다.
이러다 하나뿐인 신장에 무리가 되는건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암의 내성 통증으로
매년 서서히 느껴지는
몸의 부실함은
걷기에서 드러나는것 같습니다.
3년 전 까지만 해도 해외 돌로미티 갈수 있는 체력이 있었지만
작년은 국내 트래킹을 자유롭게 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올해는 아직 봄이 되지 않았지만
트래킹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몸 상태 입니다.
올 초 도쿄의 미술관, 박물관을 한 스무곳 관람하고 나서
만족과 고생을 같이 하다 보니
다시 일본을 갈 수 있을까 라는 자조도
그래도 뭔가는 해야 겠지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책을 더 많이 읽고
넷플이나 디즈니도 더 보겠다는 생각만…
제 소장물을 조금씩 정리도 하고
환자의 일상은 병원과 집이라
갑자기 충동적일 때가 있습니다.
이번 주 지인과 식사를 하다
지인의 S26을 보고
저도 아이폰 15프로맥스 에서 17프로맥스로 바꿨습니다.
(기존 다녔던 회사에서 지원해 주는 프로모션이 있어서)
그래도 수십만원의 내 돈이 나가지만
화질이 기존 폰 보다 밝은 것 같아
하루 고민하다
‘아름다운 세상의 모습을 더 좋은 카메라로 남겨야지’ 라는 생각으로
‘내가 나에게 주는 마지막 큰 선물이다’ 라는 생각으로
와이프는 그냥 알았어 라는 끄덕임만…ㅋ
아프고 나서 더 자주 든 생각이지만
내가 번 돈이 얼마인데
이 정도는 나에게 써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
몇 년동안 사지 않던 새 티를 산다던지
평생 쓰지 않았던 모자를 항암 후 일년에 한 번씩 사기도
책이나 방송에서 보던 장소를 여행하기도 하고
모아둔 비상금에 요즘 주식장이 좋아 수익으로 차를 살 수 있는 정도의 총알을 모았는데 새 차 구매를 충동적으로 저지르지는 않습니다.
매월 수백만원이 눈 앞에서 사라지는 통장 잔고를 보면
내가 더 버티려면
목돈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
노화로 인한 자연사는 이제 꿈으로만 생각해야 할 까요.
좀 만 더 버티면 노화로 인한 자연사로 인정되지 않을까요? ㅎㅎ
(11년 차 암 환자)
그냥 어처구니 없는 죽음만은 아니기를 바라며
힘들어도 항암을 기대합니다.
오늘 점심은 추어탕을 먹었습니다
오전에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가는 중에 스산한 추위에
바로 생각나는 것이 추어탕이라
책을 빌리고 추어탕을 먹었습니다.
추어탕은 말 할 것도 없고 생저림 김치와 깍두기 맛도 좋아
몸이 허하다 생각되면 자주 가는 곳 입니다.
이 집 어릿굴젓도 맛있어 어릿굴젓 생각 날 때 가기도 했었는데 항암 이후로 먹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을 두고 오는 곳 이기도 합니다.
여기 오는 이유 중 하나는
손님 대부분이 저보다 연배가 높으신 어르신들같아
오래 살려면 자주 와야겠다 생각이 드는 곳 이기도 합니다.
점심을 건강하게 편안히 5가지 종류의 약과 먹고나서
좀 더 버틸 수 있구나 라는 생각
오후는 2주 전 빌린 책으로 시간을 보낼 생각입니다.
남은 시간에 무엇을 해야 좋을까 라는 생각도 가끔 들지만
지금은 이 책이 제일 좋을 것이라는 생각
4기 환우님들
건강한 식사를 하고 잘 이겨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