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남깁니다.
6년 전쯤, 엄마 치료와 관련해 몇 번 글을 올렸던 보호자입니다.
그때 이곳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댓글 하나에도 많이 의지했었습니다.
6년 전 엄마가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진단 당시에는 사실상 시간이 많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병원을 나오던 날의 마음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평범했던 모든일상이 바뀐 기분이였습니다
보호자로 산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힘든 일이었습니다
하루가 늘 폭탄을 안고 사는 기분이었고,
병원 진료가 있는 날이면
며칠전부터 가슴이 졸여오고 엄마와 손잡고 진료실 앞에서 기도하며 기다렸습니다.
엄마 표정 하나, 말투에도 하루가 무너졌습니다.
아픈 사람보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더 무너질 때가 있다는 말, 그게 무슨 뜻인지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울고 싶어도 울 수 없고,
힘들다고 말하면 안 될 것 같고,
늘 괜찮은 얼굴을 해야 하는 자리.
그게 보호자라는 걸 배웠습니다.
저는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염유리입니다.
하지만 그동안은 단한번도 엄마의 병에 대해 밖에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저 혼자 감당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엄마도 조용히 치료받고 싶어 하셨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동안
엄마는 지금 6년째 이겨내고 계십니다
물론 치료 과정은 쉽지 않았고 지금도 조심스럽지만,
‘4기’라는 말이 곧 끝은 아니라는 걸
저는 이 시간을 통해 배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서야
제 이야기를 조금씩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같은 시간을 지나고 계신 분들께
“버티고 있는 시간도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서입니다.
그래서 감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금 너무 힘드시겠지만,
희망을 완전히 놓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루는 똑같이 지나갑니다
그 하루를 자신을 탓하지않고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혹시 제가 보호자의 마음만 이야기한 건 아닐까
조심스러운 마음도 듭니다.
하지만 옆에서 지켜보며 저는 배웠습니다.
아픈 몸으로 하루를 버티는 일이
얼마나 존경스럽고 대단한일인지..
모두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환우분들께는
응원이 아니라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지금 살아내고 계신 하루는
누구보다 위대한것 같습니다
의학적인 말과 다르게
사람의 시간은 때로는 다르게 흐르기도 한다는 걸 직접 겪고 있습니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
오늘 하루를 조금이라도 더 버틸 힘이 되길 바랍니다.
시간은 숫자로만 설명되지 않는다고
저는 믿게 되었어요
오늘 하루만이라도
조금 덜 무너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정말 고생 많으십니다.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