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빠가 돌아가신지도 이제 백일이 넘었습니다.
누구나 노인이 되는 줄 알았는데 왜 저희 아빤 노인이 되지 못한걸까요?
다들 시간이 약이라는데, 제가 속한 시간엔 누가 독을 풀었는지 시간이 갈수록 더해지는 죄책감과 그리움에 고통스럽습니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요..
성격상 민폐가 될까봐 어렵다 힘들다 말 못하고 혼자 아무렇지도 않은 척 버텨내는게 힘드네요.
누가 위로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꼭 안아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것 저것 적어보겠습니다.
1. 저희 아빠는 임종징후라는게 딱히 없었습니다. 숨이 멎으시기 직전까지 모든 바이탈이 정상이셨고 다만 돌아가시기 직전 심박수는 왔다갔다했습니다.
대신 일주일간 자이로드롭 낙하하듯이 병세가 악회되셨어요, 본원과 호스피스 두 곳 모두가 깜짝 놀랄 정도록 급속히 악화되더라구요. 그래서 가정형호스피스도 3일 정도 이용했습니다.
월욜 갑자기 거동불가+섬망+딸꾹질
화요일은 섬망 호전
수욜은 다시 악화
목욜 하루 대부분 수면
금욜 저녁부터 물도 못 마실 정도로 엄청나게 악화되고 월욜부터 거동이 힘들었는데 그 사이에 욕창도 생겼어요
토욜 기저귀 시작(그전엔 화장실 섬망이 정말 심해서 어떻게 끌어안고 가서 화장실 이용했었어요)
일욜 밤 응급실
화욜 오전 본래자리
2. 저흰 지인이 장례식장을 운영해서 바가지 안쓰긴 했는데 그래도 장례식장 비용만 천만원 훨씬 넘게 나왔습니다, 용품들은 회사에서 거의 다 지원이 되었고 미처 준비 못한 주방세제나 행주 같은게 소소하게 비싸더라구요. 쥐콩만한게 둘 다 각 8900원이었어요. 넘 비싸서 잊히지가 않네여
저흰 삼일장이긴 했지만 반 가족장이었어요, 그 점을 조문객들에게 고지했고 그래서 조문객들도 정오 쯤에 다들왔다가 밤에 돌아가시고 다시 정오 쯤 오셨어요. 그러니까 가족들도 충분히 애도와 추억의 시간을 쌓을 수 있고 조문객들도 편하다고 하셨습니다.
3. 영정사진은 미리 인터넷에서 주문했어요, 너무 빨리 주문하나 싶었는데 급하게 돌아가셔서 사진 받고 삼 사일 있다가 바로 사용했습니다ㅠㅠ 다들 사진 너무 멋지다고 말해주셨습니다. 장례식장에서 하는것보다 가격도 싸고 퀄리티는 훨씬 좋으니 온라인으로 주문하는거 추천합니다.
4. 사망진단서는 낼 곳 무지하게 많으니 넉넉하게 발급 받으세요
5. 3개월 안에 상속 포기란걸 해야한다길래 이게 뭐지 싶었는데 이건 한정승인 같은거 진행하는 분만 해당이라고 하더라구요.
1개월 내- 사망신고
6개월 내- 취득세, 상속세, 금융조회
부동산 취득은 제가 왔다갔다가 가능한 곳은 직접했고 아닌 곳은 법무사에 맡겼습니다, 셀프로 해도 하나도 어렵지 않으니 인터넷보고 따라하시는거 추천합니다.
법무사는 첨에 지인에게 소개 받았는데 넘 비싸서 법무통으로 견적 비교해서 진행했어요.
(법원 공무원 불친절하단 소리 주변에서 많이 들었는데 다행스럽게 제가 방문한 곳의 직원분은 친절하셨고 오히려 사망신고할 때 직원분이 불친절하셨어요)
상속세는 세무사에 맡겼습니다, 절세 금액이 수수료 이상이고 실수 염려도 없으니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안심상속 신청하시고 연락오는거 확인하면 되는데, 저는 은행권은 하나도 연락 오지 않아 금감원 사이트서 직접 조회했습니다. 은행마다, 금액에 따라 필요서류가 달랐고 보험사도 회사마다 필요서류가 달랐어요
6. 유족연금은 무조건 본인이 빙문해야하더라구요, 가족이나 대리인이 방문하는건 장애가 있거나 외국거주가 아니라면 불가했어요
7. 아빠의 새 물건이나 깨끗한 물건들은 모두 기부했어요, 아름다운가게는 택배비가 본인 부담이었고 밀알은 재단측에서 부담이었기에 전 밀알로 모두 기부하고 기부영수증도 받았어요. 첨에 당근으로 팔다가 스트레스 받아서 기부했는데 만족합니다. 좋은 일도 하고 기부금영수증도 받고.
생각나는대로 적었는데 빠진것도 많을거에요.
누구하나 빠짐없이 모두가 몸도 마음도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