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층 주사실 앞에 대기 중입니다. 동행에 들어오면 마음이 아파 안 들어오려 했는데 마음이 아플 때나 무너질 때는 들어오게 됩니다.
저는 옵디보 임상치료 22차 앞 두고 있고 9월에 중요한 ct를 찍으면 약이 2차로 바뀔수도 있습니다.
오늘 진료볼 때 교수님께 2차약, 3차약 하신분들 돌아가시거나 병원에 계신다고 했다가 교수님이 버럭 화내셔서 혼났습니다. 환자들마다 증상이 다른데 그런 말하지 말라고 화 내시는 교수님 앞에서 죄송하다고 울먹였습니다. 평소 조용하시고 말씀도 거의 없는 분인데 처음으로 화내는 모습을 뵙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고마웠습니다.
그래서 저도 마음을 다잡고 치료 과정을 글로 계속 남겨볼까 합니다. 제가 남경(예당)님 치료 과정 보며 준비하고 마음 다잡았듯이 제 뒤의 또 다른 분의 길잡이가 될 수 있으면 하려합니다. 제가 절망이 아니라 희망이 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제가 장담할 순 없으니 그냥 몸관리 마음관리 하며 의사선생님과 간호사님께 의지해 계속 치료하려 합니다.
불교신자였던 제가 호스피스병원에 계신 수녀님의 따뜻한 손길에 성당에 다닙니다. 어머니 모시고 절에 가면 부처님께 기도하고 집 근처 성당에 가면 주님께 기도합니다. 저를 조금 더 이 세상에 남겨주시기를 먼저 떠난 이들이 좋은 곳에서 평안하시기를, 병원에서 아파하는 환우들이 조금만 아프고 사랑하는 이들과 좋은 시간을 가지기를 기도합니다.
24일 이후 이번 주는 계속 검은 옷을 입고 출근했습니다. 검은색 옷이 많아서 매일 다른 옷을 입고 갈 수 있었습니다.
드라마 첫, 사랑을 위하여 에서 미미 할머니가 딸을 앞 세운 박사를 위로하며 아들 먼저 앞세운 자기가 살아가는 이유는 아들을 기억하고 추억하기 위해서라고 하셨습니다.
저도 남경이 예쁜 모습 기억하고 씩씩한 마음과 고운 글들 추억하며 지내겠습시다. 작약꽃 보면 꽃밭에서 활짝 웃던 남경이 생각하고 복숭아 보면 복숭아 좋아했던 예쁜 볼 생각하며 지내겠습니다.
딸깉고 막내 동생 같았던 남경아~천사가 되어 잘 지내지? 너는 예쁜 천사가 잘 어울려. 나는 아주 나중에 갈테니 그동안 잘 지내고 아주 나중에 내가 가면 잘 맞아줘. 나는 화도 많이 내고 막말도 많이 해서 천국 못 갈 것 같은데 앞으로 좋은 일들 하면서 노력해 볼게. 네가 지켜본다고 생각하면 예쁜 말 하고 사람들에게 더 친절해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