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7월이 너무 싫어요.

수제비00l직보
2025.07.17 04:17 | 조회 1.4k

7월 16일은 결혼기념일이었습니다.

같이 맛있는 거 먹으며 추억을 떠올려야 하는데..

제 남편이 곁에 없네요.

7월 7일 기대수명 6개월을 들었습니다.

급하게 호스피스병동을 신청하고 금요일에 전동하기로 했습니다.

당일 밤부터 집중치료실을 들어갔다 나오길 반복..호스피스병실 자리날때까지 무조건 1인실로 가겠다고 부탁드렸습니다. 목요일엔 시부모님도 오셔서 얼굴보고 가시며 주말은 제가 지키고 주중은 시부모님께서 지키신다고 하셨어요.

특실로 급하게 옮긴지 6시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12시 55분..금요일이 되자마자 이제는 더 아프지 않은 곳으로 가버렸어요.

너무 빨리 진행된 상황에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고 믿기지 않습니다. 긴 시간 아프면 제가 짜증낼까 아쉬운 마음 가지라고 서둘러 가버렸을까요?

임종까지의 마지막 시간을 저에게만 오롯이 준 신랑이 고맙기도 하고 더 빨리 좋은 곳으로 옮겨주지 못해 미안하고 무엇보다 신랑이 더이상 고통스럽지 않으니 감사합니다.

보고 싶은 제 마음보다 중요한 건 이제 더이상 신랑이 아프지 않는다는 것..

들어가지 않겠다는 아들 등 떠밀어 들여보내고 시작된 장례에서 13살 아들은 상주로 맡은 바 임무를 해내며 아빠의 멋진 트로피가 되었습니다.

평소에 신랑이 이야기 하던 사람들이 다들 찾아와 주시니 영정사진 마저 웃는 것처럼 보이더라구요.

사람 좋아하던 우리 신랑 마지막을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어찌나 감사하던지요. 그 덕에 아이는 점점 기운차리며 씩씩하게 조문을 받아 낼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는 집에 온 일요일부터 낮엔 잘 있다가도 자기전 습관처럼 아빠에게 인사하다 대답이 없는 아빠를 향해 매일 밤 한바탕 눈물바람입니다.

시간이 약이라 하시더라구요.

아들과 함께 하는 이 시간이 흐르면 남편을 만나는 시간이 오겠지요. 맘 같아선 당장이라도 그 시간을 당기고 싶지만 남편이 제일 사랑했던 아들을 키워내고 가야하니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16일은 결혼기념일..19일은 신랑 생일..26일은 처음 만난 날..헤어진 날은 11일..

7월엔 오롯이 본인만의 일정을 만들고 떠나간 신랑..

이번 일주일은 계속 많은 비가 내리네요.

집에서 시간을 보내라는 뜻이려니 생각합니다.

입 짧은 아들이 수시로 배가 고프다 하니 저도 끼니를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살겠다고 밥을 앞에 두고 보니 죄스러운 마음이지만 눈앞에 아들이 있으니 저는 괜찮습니다. 괜찮아도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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