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돌아가신 뒤에는 글을 처음 쓰네요.
이번에 귀농 교육을 받고, 귀농체험을 주말마다 다녀왔는데..
모이신 분들 보니 놀랍게도 암과 관련된 분들이 많더라고요.
가르쳐주시는 선생님 부부도 말기암 투병을 10년 넘게 하셨고 이제는 완치되셨고,
다른 분도 암투병 10년 넘게 하시다 완치판정 받으셨고,
저는 말을 안 했고....
또 다른 분은 암투병하신분들의 단어들을 잘 알아들으시는 것 보니 뭔가 사정이 있으신 것 같고
또 다른 분도 아무 말씀 안 하셨지만, 카톡프로필사진 보니 어머니가 암환자이신 것 같고 ....
학생신분으로는 7명이 모였는데, 3~4명이 암과 관련된 경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완치되었다고 좋아하며 말씀하시는 분들이 어찌나 부럽던지.....
양가 모두 서울 출신이고, 저 역시도 어려서부터 도시 도시 하고 살았는데,
제 어머니의 죽음은 알게 모르게 저에게 정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식물이나 꽃에 아무 관심도 없었거든요. 나무나 꽃, 나물 이름도 잘 모릅니다.....
어머니 생전에 보여드리려고 브랜드를 준비하기 시작했는데, 이게 꼼꼼히 준비하다보니 어머니 돌아가신지 1달이 넘게 지나도록 아직도 준비가 안 됐네요... 그치만 늦어지는 만큼 계속 고민고민 하다보니, 제 농장이 있어야겠다 생각했고, 바로 귀농교육을 신청하고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요즘은 정말 마음을 다 내려놔서인지...
돈이고 권력이고 부러운 것도 없고, 가지고 싶은 것도 없습니다.
그저, 정말 이쁘게 잘 가꾸어진 정원을 가지고 싶어요.
근데 그냥 정원은 비용과 돈만 들어가는 일종의 '사치'인데, 제가 그런 사치를 할 입장은 아니라서....
적어도 먹고 살 수 있고, 또 제가 필요한 용도로 활용할 땅이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작더라도 이쁜, 흙이나 벽돌로 지은 아기자기한 건물도 가지고 싶고, 제 가족들, 지인들이나 필요한 사람들에게 힐링공간이 될 수 있는 그런 곳을 만들고 싶습니다.
어머니 항암 하실 때...
식재료 사는 자세도 많이 바뀌어서, 요즘은 가격 좀 나가도 무조건 신선하고 좋은거 사먹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귀농체험 가서 블루베리도 따서 가져오고, 무농약 인증 농장에서 농장주분 강의 듣고 감자도 가져오고 그러면서 느끼는건...
와 내가 서울에서 좋다고 사먹은 것들은 현지에서 먹는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구나 싶더라고요.
물론, 귀농하면 없는게 많을거에요.
저는 올리브오일도 가능하면 어느 정도 이상 수준의 것을 사먹는데, 이런것도 택배로 시켜먹어야 할 것이고.... 특정 브랜드의 운동화를 사려면 걸어가서 사오고 이런게 불가능해지겠죠.
순도 100%도시출신으로서 먹고 사는게 막막해질지도 모르겠지만, 그나마 2025년의 시대는 정보화사회라서 뭐, 먹고 살 길이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름 계획적이고, 현실적인 사람인데, 솔직히 농촌생활은 자료들을 보더라도 감이 안 옵니다.
무엇보다...
농부는 자연과 다투면 안 되고, 순응하면서 이용하고 다룰 줄 알아야 한다면서 잡초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자식같은 식물들을 어떻게 다루는지 짧지만 그 진지한 생각들을 배우면서, 그런 삶 자체가 부럽더라고요.
물론, 어디 가나 인간 사회이기 떄문에, 어디 가서 사람을 사귀고 어떻게 해야겠다는 생각도 가지고는 있습니다. 혼자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지역사회에 적응해야할테니까요. 서울에 산다고 직장만 다니는거 아니잖아요. 어디에 가건, 여러 모임에 참석해야겠죠.
물론 저는 사람이 많이 없는 곳으로 갈 생각입니다만...
만일 가게 되면, 인간의 질투도 이기심도 정치도 스트레스도, 별로 겪고 싶지 않은 없는 그런게 전혀 느껴지지 않는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만일 제가 귀농을 실제 이행하고, 제가 원하는 수준의 정원이 만들고, 초대할 여건을 갖추게 되면, 힐링이 필요하신 분들을 기꺼이 초대하겠습니다. 그냥 자리만 내어드릴테니 몇시간이고 며칠이고 마치 옛날 절간처럼 누구나 들러서 쉬다 갈 수 있는 편한 곳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