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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을 읽는 동안
새들은 하늘을 날아다니고
바람은 내 어깨 위에
자그만 그물침대 하나를 매답니다.
마침
내 곁을 지나가는 시간들이라면
누구든지 그 침대에서
푹 쉬어갈 수 있지요.
그중에 어린 시간 하나는
나와 함께 책을 읽다가
성급한 마음에 나보다도 먼저
책장을 넘기기도 하지요.
그럴 때 나는
잠시 허공을 바라보다
바람이 좋은 저녁이군, 라고 말합니다.
어떤 어린 시간 하나가
내 어깨 위에서
깔깔대고 웃다가 눈물 한 방울
툭 떨구는 줄도 모르고.
곽재규 시인의 <바람이 좋은 저녁>
좋은 건, 진짜 좋은 건 이유가 없습니다. 이래서 저래서 좋은 게 아니라 그냥 좋습니다. 오늘 읽은 시 역시 그냥, 마냥 좋습니다. 오늘 모두에게 바람이 좋은 저녁 되기를 바라며 아내와 정동길 나들이 갔을 때 찍은 사진 함께 전합니다. 저의 사진도 보는 사람들에게 그냥 좋기를 바라면서...
ps. 시립미술관의 창문 틀은 살짝 틀어진 것들이 몇 개 있습니다. 속으로 미술관의 창틀을 저렇게 삐뚤빼뚤 만든 것도 혹 예술가의 작품이겠지 생각이 들어 관계자에게 진지하게 여쭤보니 그분이 계면쩍어 하면서 말씀하시기를 건물이 오래되어 창틀이 틀어진다고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