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헤 오늘은 제 생일입니다. 🎂
암 진단 후 처음 맞는 생일인데 기분이 몹시 새로워요.
항상 바쁘게 일하면서 생일 챙기는 것도 귀찮고
생일이라며 뭔가 하는 것도 시간이 아까웠어요.
그 시간이면 제안서를 하나 더 쓰고 일 하나를 더 하자 했어요.
그리고 그런 기분 아시려나요.
뭔가 특별한 날이라 의미 부여하면 그날에 벌어지는 작은 서운함이 큰 서러움이 되어, 평소면 그냥 털어버릴 일 때문에 울면서 잠드는.. 그런 기분이요. (원래도 매일 하는 야근이 생일인데도 야근하면 더 서럽잖아요 ㅋ)
그래서 생일을 그냥 어느 날처럼 매일 바쁜 하루처럼 보내고는 했었는데, 암 걸리고 맞는 생일은.. 백수가 되어 매우 한가한 것도 있지만~ 뭐랄까 다시 태어난듯 새로운 기분입니다.
살아있음 그 자체에 감사하고, 아픈 딸 때문에 아침을 눈물의 기도로 시작하신 어머니께 죄송하고, 간암으로 먼저 소풍 떠난 아버지의 투병기를 떠올리며 동질감과 그리움이 밀려옵니다. 동시에 잘 살아야겠다, 잘 견뎌내고 꼭 이겨내야겠다는 의지도 활활 타오르고! 진단부터 지금까지 잘 버텨내고 있는 스스로가 대견합니다. 암이 생긴 건 매우 유감이고 앞으로의 치료도 걱정이지만은 제 인생에 중요한 타이밍에 누구보다 내가 소중하단 걸 일깨워준 거 같아요. 암 이전의 나와는 전혀 다른 나로 살아야겠지요!
비록 케이크도 못 먹고 장루때문에 미역국도 못 먹는 생일이지만,
저녁에 투뿔 한우 먹음되고 젤 좋은 건 쇼핑아니겠습니까~
손가락 바쁜 온라인 쇼핑 한번 시전해 줘야 겠습니다 ☺️
그리고 내일부턴 제가 좋아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안생일날을 축하하며 364일을 건강 생각만 하고 최대한 즐겁게 살아보도록 해야 겠습니다 ☺️
혹 오늘 생일이신 동행님들 계시면 축하드리고,
안생일이신 분들도 생일날처럼 기분 좋은 하루들 보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