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창경궁의 봄 - 이승엽 시인의 <봄밥을 먹고 있는>

미카엘2015ㅣ설본
2025.03.25 16:21 | 조회 75

이 봄밤

식탁 위 잘 볶아진 볶음밥이다

봄밥이다

어둠이 밝아지기 위해

별을 켜 놓은 저 하늘처럼

두런두런 마주앉은 밤이 환하다

무슨 걱정이 필요하다는 말인가

숟가락 젓가락으로 꽃을 떼어내며

저녁을 먹고 있는 밤

무슨 언어가 필요하다는 말인가

푸름과 붉음

은은한 출렁임

배시시 웃는 꽃 좀 보라

살갗에 돋아나는 저 꽃 좀 보라

이승엽 시인의 <봄밥을 먹고 있는>

바야흐로 봄입니다. 하여 시인의 말처럼 봄밥을 챙겨 먹으러 재료 준비차 사대문안에 다녀왔습니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주말에 광화문이나 덕수궁 근처에서 집회가 많을 것 같아 종묘로 해서 새로 개통한 문을 통하여 창경원에 다녀왔습니다. 두 곳 모두 입장료가 천 원이라 부담이 없어 참 좋습니다. 예전에는 종묘 한 바퀴 돌고 나온 후 서순라길을 한참 걸어 창덕궁으로 입장하여 창경궁으로 가야 했는데 여러모로 편해졌습니다.

종묘와 창덕궁 모두 산수유 빼고는 아직 봄밥에 넣을 재료가 다양하지 않았지만 창경궁 후원 식물원에 가보니 봄꽃뿐 아니라 초여름에 피는 모과나무 꽃까지 피어있어 원 없이 꽃 구경을 하고 왔습니다.

추운 겨울을 지나 푸릇푸릇 새순이 돋고 울긋불긋 꽃이 피는 것을 보고 있자면 시인의 말처럼 무슨 걱정이 필요할까 싶기도 합니다. 뭐라 뭐라 해도 일 년 중 가장 좋은 시절임에 분명합니다. 그리하여 봄의 매 순간들을 맘껏 누리고 즐겨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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