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아빠가 용서가 안돼요

임나l대보
2024.12.12 01:54 | 조회 2.6k

너무 답답한데 어디 털어놓을 데가 없어서 여기에라도 적으려구요

엄마가 대장암으로 돌아가신지 오늘로 40일이에요.

12시 지나기 전, 그러니까 어제요. 상치른지 39일째에

아빠의 동창회가 있었어요.

남고를 나왔지만 여고랑 같이 합동 동창회를 했대요

그리고 친구들 단톡방에서 동창회에서 찍은 사진들이 여러장 올라와서 사진을 보는데

아빠가 다른 아줌마랑 손을 잡고 있어요

........이게 말이 돼요?

엄마 떠나고 49재도 아직 치루지 않았어요.

차라리 살아생전에 이혼이라도 한 사이면 이정도로 열은 안받았을지도 몰라요.

평생 엄마 속썩이고 사고쳐서 눈엣가시 사고뭉치였던 아빠엄마가 대장암에서 폐로 전이되고 몸이 부풀어오르고 관을 꽂고 하는 와중에도

아빠는 엄마가 아파서 속상하다는 이유로 병실 올라가기 직전에도 담배를 피고 담배냄새 풀풀 풍기며 면회하려고 해서

엄마 필사적으로 못보게하고 얼마나 구박을 했게요.

직접 아파보지 않아서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가늠을 못한대도, 이렇게 공감능력이 떨어질 수 있나 싶고

엄마가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바라는 사람이 이렇게 담배를 못끊나 싶고

병간호하며 점점 나빠지는 엄마를 보면서도 이러니

속에서 천불난 적이 많아요

마지막에 임종기에 와서야 엄마 곁을 지키고 울던 아빠 보며

할아버지 할머니 돌아가실때도 눈물 한방울 안흘리던 아빠가 우는 모습을 처음 보며, 마음이 흔들리면서도

끝에와서야 울어서 무슨 소용인가. 있을때 잘 좀 하지.

충분히 다정하고 행복할 수 있었는데 이제와 무슨 후회지? 라는 생각도 참 많이했어요

엄마 상치르면서 우리끼리 똘똘뭉쳐서 잘 지내겠다고. 서로 보듬으면서 잘 지내겠다고 엄마 영정사진보면서 다짐했어요. 근데 어떻게 이래요?

아빠 친구들이란 사람, 동창회에 나온 그 사람들

다 엄마 장례식장에 왔던 사람들이에요.

엄마 운구도 해주고 수목장에 모실때까지 함께 해주시던 분들이에요.

엄마가 일찍 떠났고 아빠 60대인데 아직 젊다 이런걸까요?

그 친구들이란 사람한테 전화해서

아빠 옆에 손잡고있는 여자 누구냐고 따져물었는데

오랜만에 동창회고 재미삼아, 장난으로 그렇게 한거래요

이름도 모른대요

이름도 모르는 여자랑 그렇게 손을 잡아요?

아빠 친구란 사람이, 엄마 장례식장에도 갔었는데 미쳐 생각을 못했다고

그 아줌마 이름좀 알려달라고 따지니까 아 모릅니다~ 이러고 일방적으로 전화 끊더라구요

장난 칠게 따로있고 아닌게 있는거지, 동창회라고 마냥 신났을 그 상황도 짜증나고 부추긴 친구들도

그 상황이 웃기다고 사진을 찍어 단톡에 올린것도

그냥 이 모든 상황이 납득이 안돼요

손이 벌벌 떨리고 배신감밖에 안들고

아빠가 이랬을 사람인거 알고 다 참고 살았을 엄마 생각나서 눈물만나고.....

진짜 아빠가 용서가 안되고 화만 나요

이런 아빠를 어쩌면 좋죠

집안을 기둥처럼 지키고 버티던 엄마가 없어서 아빠는 고삐풀린 사람마냥 여기저기 펑펑 돈을 쓰고 다니고

힘듦을 잊어보려 친구들 만나는거까지는 그러려니, 그럴 수 있겠다 이해해보려했는데

이건아니잖아요.....

엄마가 떠난 뒤에 아빠를 의지하기는 커녕, 엄마가 남긴 유산으로 아빠가 돈사고 칠까봐, 여자만날까봐. 그걱정을 하며 살아요

엄마가 남긴 유산은 아빠한테 다 있는데,

엄마가 미용실 한번 안가고 옷 한벌 안사입어가며, 직장에 알바까지 투잡뛰며 힘들게 모은 돈을 아빠가 펑펑 쓰는걸 보며

거기에 새여자라뇨....?

손이 벌벌 떨리고 속이 타들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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