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남한산성의 가을 - 나태주 시인의 <세수하다가>

미카엘2015ㅣ설본
2024.11.13 16:33 | 조회 176

안경 벗고 찬물에 세수하다가

거울을 바라보면 거기

아버지가 와 계신다

그것도 늙은 아버지시다

웬 아버지?

정신 차려 다시 보면 그것은

다름 아닌 나의 얼굴

아버지를 피해

아버지 반대 방향으로

오래 많이 온 것 같은데

일생을 두고 내가 만들어낸 것은

또 하나 아버지의 얼굴뿐이었다.

나태주 시인의 <세수하다가>

몇 년 만에 온 환자분이 나를 보고 건네는 첫 마디가 원장님 왜 이렇게 늙으셨어요? 입니다. 손자 둘이나 있으니 그렇지요 가볍게 받아넘겼습니다. 저는 제가 나이들어보인다는 말이 그렇게 싫지는 않습니다. 내 나이 한갑자를 넘긴 후부터 당연하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거울에 따라서는 희끗희끗한 머리카락과 주름진 내 얼굴이 멋져보이기도 합니다. 사람은 모두 지 잘난 맛에 사는거지요 ^^*

10월초 토요일에 버스타고 남한산성을 오르다가 아내가 차멀미를 너무 심하게 하여 중간에 기사분에게 내려달라고 애원을 하여 걸어 내려온 적이 있었는데 오늘은 평일이라서 차를 끌고 다녀왔습니다. 두분전골 한그릇 나눠먹고 북문에 들렀다가 한경직 목사님 우거처에 들렀는데 마침 휴관일이라고 하여 멀찍이 떨어져서 보기만 하고 돌아왔습니다. 단풍은 이미 끝물이라 딱히 찍을 경치가 없었지만 오랜만에 산길을 걸으니 참 좋았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읽으며 물려주고 싶지 않은 것도 물려주고, 닮고 싶지 않은 것도 닮을 수밖에 없는 사이가 바로 부모 자식 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세월이 갈수록 아버지를 닮아 가는 나를 보면 "씨도둑은 없다더니만 핏줄이란 정말 어쩔 수 없나 보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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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은의 노래 중에 '엄마가 딸에게'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아들에게로 바꿔 부른 노래가 있어 함께 보냅니다. 노래를 듣고 있으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돌아가신 아버지가 나에게 불러주는 노래로 들리기도 하고 내가 아들에게 불러주고 싶은노래 같기도 하기때문인가 봅니다. 뜬금없지만 볕 좋은 가을에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나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셔서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라는 말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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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단풍이 가물다고들 하지만 제 눈에는 그저 감지덕지 고맙기만 합니다. 반의 반나절 남한산성 맛만 보고 온 사진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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