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 가시기에는 너무 이른 거 아닌가 생각했단 글 올린 지 얼마 안됐네요.
7월 31일에 간호사인 친척언니와 호스피스에 관한 긍정적인 얘기를 나누시고 막내이모와 대화하시고나서 컨디션이 좋아 많이 웃으셨어요.
그러나 그 날 새벽에 갑자기 섬망이 오더니 급격히 안 좋아지셔서 산소콧줄 4리터->에어보2 25리터를 끼시게 됐네요.
본원에서는 임종이 며칠 안 남았다며 1인실로 이동시켜주셨고 이틀간 임종 전 면회를 진행하였습니다.
우리엄마 섬망 한번 왔던 것 말곤 숨쉬는 것만 힘들지 의식은 멀쩡하셨거든요.
근데 숨쉬는 거 힘드신 게 너무 컸어요...
일단 숨이 차서 잠을 못 주무시니까 깨어계신 내내 비몽사몽, 앉아서도 숨이 차시니 꾸벅꾸벅, 조금이라도 몸을 뒤로 기대시면 바로 가래 끓는 소리가 들려서 절대 뒤로 기대지 않으시려고 침대난간을 붙잡고 주무시고, 에어보 끼시고선 입으로도 숨을 쉬시는데 워낙에 비몽사몽이다보니 입에서 침이 질질 흐르고...
그런 엄마를 보고있는 동안에는 정말 제가 살아있는 게 죄송스러울 정도였네요.
가족끼리 상의한 결과, 엄마를 재우면서 보내드리기로 했었어요...
이거 아니면 산소포화도 떨어질 때마다 계속 산소 올리다가 돌아가시게 하는 방법뿐인데 그건 그 누구를 위한 일도 아닌 것 같았거든요.
그 말씀 드리기 전에 한번 푹 재워드리고 싶어 안정제를 투여했는데 그대로 깨지 못하고 돌아가셨습니다.
같은 안정제를 당일 아침에 용량을 낮춰 썼을 때는 전혀 듣질 않았어요.
그래서 정량을 썼는데 여덟시간이 넘도록 푹 주무시더니 8월 2일 오후 11시 50분쯤부터 산소포화도가 급격하게 떨어졌습니다.
간호사가 90까지 떨어지면 산소를 높이겠다길래 90되자마자 콜하고 뒤돌아보니 88, 87까지...
심전도는 이상한 그림을 그리고있고 심박수는 160까지 올랐다가 90까지 떨어졌다가 하고 있구요.
새벽내내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고 엄마는 진땀을 흘리며 의식없이 주무시고...
새벽 세시 반 네시 반쯤부터는 말로만 듣던 말기암환자의 임종 전 호흡이 시작됐습니다.
턱을 잡아빼고 온몸으로 숨을 쉬셨어요.
중간중간 산소포화도가 90까지 올라가고 심박수도 멀쩡한 때가 있었지만 혈압은 전반적으로 떨어졌구요.
산소포화도가 낮아지다가 높아지다가를 무려 다섯시간 넘게 반복하셨어요.
입에서는 게거품이 나오고 가래 들끓는 소리가 나는데 정말.......
심장이 뛰고있기때문에 산소호흡기 등을 떼어줄 수 없다는 의사의 말에, 저희는 엄마가 빨리 돌아가시기만을 손꼽아 기다려야 했습니다.
살고 싶을 때도 살지 못하셨는데 죽고 싶을 때마저 이렇게 힘든 시간을 버티며 돌아가셔야 한다는 게 마음이 아팠어요.
제가 제 손으로 직접 질식사라도 시켜드리고 싶었지만 막상 심박수가 20대로 들어서는 것을 보며 심폐소생술을 해드리려고 하는 제가 있었습니다...
끝까지 생명의 끈을 놓지 않으셨던 엄마는 결국 오전 9시 46분, 친지들이 지켜보는 중에 임종하셨어요.
슬프다가도 화도 나고... 이게 현실인지 뭔지도 잘 모르겠어요.
친지들이 다 옆에 있는 때에 이렇게 되서 차라리 다행이고, 편찮으신 동안에 사이좋은 우리 친지들과 더욱 더 끈끈한 시간 보내며 마지막에 보고 싶은 얼굴을 다 보신 것도 감사하지만요.
엄마 조금만 주무시게 안정제 넣자고 했을 때 엄마는 고개를 저으셨었어요.
“왜? 지금 낮이라서 지금 넣으면 밤에 깰까봐?”라는 저의 질문에 고개를 저으셨고 “그럼 밤에 넣을까?”라는 질문에도 고개를 저으셨어요.
“뭐야~ 못 깨어날까봐 무서워서 그래?”라는 말에 끄덕끄덕.
“엄마 괜찮아~ 우리 아침에 넣어서 효과 하나도 없던 그 안정제야. 몇 시간만 자고 금방 일어날거야. 내가 약속할게. 안정제 넣어도 돼?“라는 질문에 끄덕끄덕.
전 약속도 못 지켰네요... 제가 엄마의 죽음을 앞당긴 것만 같아 마음이 더 힘들어요...
그리고 이 와중에도 잠깐 집에 가신 때에 자기 사진 들어있는 앨범만 쏙 버리신 엄마.
너무 슬프지만 참 우리엄마답다 싶어 웃었어요.
엄마 장지로 가시기 전까진 비가 쏟아지더니 출발하니 쨍쨍한 날씨.
봉안당에 모시고 장례식장에 돌아오는데 또 비가 미친듯이 쏟아지더니, 장례식장에 도착함과 동시에 비가 멎었네요.
운전기사님과 상조직원분도 다 귀신같다고 하십니다.
이렇게 걱정할거면서 사진이라도 보고 맘껏 슬퍼할 시간을 주지... 왜 사진을 다 버렸어 엄마...
엄마없는 세상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겁도 나고 무서워요.
근데 이런 걸 물어볼 엄마가 더 이상 옆에 안 계시네요...
그래도 우리엄마, 아파 지친 육신에서 벗어나 엄마가 원하시던대로 작은 새가 되어 여기저기 누비실 거라고 믿고있어요.
저도 외국에 돌아가면 작은 새를 키우려고 합니다.
그동안 동행에서 도움을 많이 받아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여러분들 가내평안하시길 진심으로 기도드릴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