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66세 신장암(+다발성전이,뼈전이) 아버지의 딸입니다.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잠시 숨고르고 보니
어느새 7월의 마지막 토요일이네요.
아빠의 암투병 대략적 경과..
#3월 19일 신장암 4기라는 소견과 수술불가
(항암시 기대수명 1년)
#4월 17일 첫항암시작(6주동안 2차까지 완료)
#6월12일 항암 두번 진행한것 효과 없다하심
(기대수명 6개월)
#6월17일 다리뼈통증 극심-방사선10회 시작
#6월30일 소변안나와응급실-소변줄 시작
#7월3일 담당교수님 가족면담 호출-호스피스 권유
#7월6일 오른쪽팔 뼈통증 극심-응급실 그리고 입원
#7월8일 담당교수님 협진으로 본원 호스피스 대기등록
#7월10일 담당교수님이 보호자만 따로호출
(갑작스런 폐렴에 여명 1-2주 될수도 있다하심)
(이대로 호스피스 문턱도 못가보는구나 깊은절망)
#7월22일 본원 호스피스 드디어 이동!!!!!
텍스트로 팩트만 적어놓으니
정말 뭐 별일아닌듯 너무 담담한 한줄한줄이지만
사실 저 한줄 사이사이마다
영혼을 갈아넣는 고통과 지옥같은 시간들..
아마 많은 환우분들 보호자분들 비슷한 맘이 아니실런지..
이렇게 오늘은 아빠의 호스피스 6일차입니다.
새삼 너무나 감사한 하루하루입니다.
아빠의 극심한 통증으로 응급실 모셔다드리고
더 더 강한 진통제를 원하셔서
졸인 가슴으로 대리처방 받으러 본원에 달려가던날..
그 피마르던 날들의 고통을
저와 아빠는 지금 호스피스 병동에서 위로받고 있어요.
호스피스가 어떤곳인지 잘 모르던때에는
그저 말기암 환자가 마지막을 기다리는곳..
오직 슬픔과 우울과 눈물만이 있는곳..
이라 생각했는데
(물론 그런분들의 상황도 있으실거라 조심스럽지만)
아빠와 저는 여기서 새로운 희망을 만났습니다.
물론 그 희망이
수명을 연장한다거나 건강의 약속은 아니지만
담담한 받아들임..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용기..
평생 종교없이 살아온 아빠인데
어쩌다보니 카톨릭재단의 병원과 호스피스
병원 갈때마다 의료진 간호사 그리고 많은 봉사자분들
너무 친절하시고 감사한적이 한두번 아니네요ㅠ
무신론자 아빠가 이곳에서 마음이 많이 바뀌셨어요!
(저는 세례받은 천주교인인데 조당에 걸려있..)
진작 아빠 건강하고 젊으실때
함께 성당 나가보잔 권유 왜 한번 하지 못했을까..
너무 아쉽고 후회되더라구요~
늦었지만 감사하게도 병자세례를 받게되었어요.
이곳 호스피스에서요..!
좀 늦었지만 더 늦어지지 않아 다행이고
지금이라도 아빠가 저와 같은 종교를 알고 떠나실수 있어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전 앞으로 기도중에 언제나 아빠와 함께일거고
또 다른 존재로 만날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어요.
호스피스 수녀님의 도움으로
다음주 저의 조당도 긴급으로 풀어주신다 하여
남편과 신부님을 뵈러갑니다.
그제는 수녀님이 저와 아빠에게
염수정 추기경님 나무묵주를 하나씩 선물해주셨어요.
매일 아빠한테 20분씩 할애하시어
간단한 교리공부도 해주시고 계시는데
도대체 이 은혜와 감사를 제가 뭘로 갚아야할지
앞으로 저에게 살면서 큰 과제로 남을듯요..
성호경 긋는것부터 더듬더듬 배우시고
세례명 뭘로할까 아빠랑 고민도 해봅니다.
호스피스 들어오기전인 지난주까지만해도
극심한 암통증,간병인과의 마찰,
심한 섬망에 일반실에서 쫒겨나 처치실 독방에서
팔다리 보호대까지 착용하는 고통의 나날이었는데
어찌 이곳에선 이리 잔잔할수 있는지..
사실 저도 잘 안믿기고 이런저런 복잡한 마음이긴 해요.
폭풍전야라는 말이 무섭기도 하지만
일반병실에 계시던 지난 지옥같은 2주에 비하면
지금 너무 잘 견뎌주시고 함께해주시는 아빠에게
정말 감사함뿐이네요.
긴글 읽어주신 분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