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엄마가 위암 말기로 호스피스에 계십니다.
이제 거의 두달이 다되어 가는데요...
5/8일에 갑자기 엄마가 헛소리를 하기 시작했는데
그 후로 계속 엉뚱한 말, 횡설수설만 하고 계세요...
폭력성이 있다거나... 수액줄을 뽑으려고 한다거나 하지는 않는데,
오늘이 어딘지 여기가 어딘지 내가 지금 어떤상황인지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고...
조금 전에 봤던 사람도 기억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가족들이 모르는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대며 걔는 거기 갔냐 누구는 뭐 한다더니 했냐 등등 알 수 없는 소리만 반복하세요.
신기하게 가족들은 알아보고... 20-30여년 오래 알아오신 분들도 얼굴은 알아보는것 같습니다.
호스피스 담당 주치의는 단순히 이 증상을 섬망이라고만 말씀하시는데...
이게 섬망이 맞는건가 해서요.
잠시잠깐 헛소리를 하시다가 제정신이 돌아왔다가 하시는게 아니라 온종일 자신만의 가상세계에 살고 계신 느낌이라....
그와중에도 반복되는 패턴은 조금 있기는 합니다.
계속 배를 타는 얘기를 한다던지... 애를 낳았다고 한다던지 그런거.. 아마도 복수로 배가 불러 있으니 마치 임신때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아닐까요.
엄마의 생이 얼마 안남았다면, 엄마도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도 있을것 같고 저도 엄마한테 하고 싶은 말도 있고 듣고싶은 말도 있고 그런데...
이렇게 계속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계시니 ㅠㅠ 안타까워서요.
그동안 섬망은 환자가 하는 얘기에 맞장구를 잘 쳐줘야 빨리 좋아진다는 말을 듣고 계속 말도 안되는 엄마 말장난에 맞장구를 쳐줬는데...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도 모르고 자신의 생을 마감할 기회도 없는 엄마를 생각하니 과연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지금이라도 엄마의 상황을 설명드려야 할까요??? 그럼 섬망이 조금 좋아지실까요?
호스피스 들어오기전 엄마는 본인의 상태를 인지는 하고 계셨는데 생의 의지가 강해 호스피스는 거부하셨었습니다.
근데 엄마의 상태로 갈만한 병원이 없고 아무데서도 받아주지 않아 결국 호스피스로 오게 된거거든요.
여기 와서는 다행히 2달 가까이 잘 견뎌주고 계신데 내심 가족들은 엄마가 지금 이런 상황을 모르니 버티고 계신거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매일 자원봉사자분들과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인사나누고 즐거워하세요)
엄마에게 이런 상황을 솔직히 알려드려서 본인의 상황을 인지하게 되면 생의 의지가 빨리 꺼질것 같아 걱정되기도 하구요...
혹시 이런 상황에 처하셨던분 어떻게 하셨는지 경험을 나눠주실 수 있나요???
이대로 아무것도 모른채 생을 마감하시도록 하는게 맞는지....
근데 솔직히 말씀드려도 섬망이 좋아지지 않을 가능성도 많아서 ㅜㅜ 걱정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