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에 꿈꾸는 사랑
이채
사는 일이 너무 바빠
봄이 간 후에야 봄이 온 줄 알았네
청춘도 이와 같아
꽃만 꽃이 아니고
나 또한 꽃이었음을
젊음이 지난 후에야 젊음인 줄 알았네
인생이 길다 한들
천년만년 살 것이며
인생이 짧다 한들
가는 세월 어찌 막으리
봄은 늦고 여름은 이른
6월 같은 사람들아
피고 지는 이치가
어디 꽃 뿐이라 할까.
삼십 도를 훌쩍 넘는 유월의 햇살에 화들짝 놀라 그늘로 숨어들었다가도 저녁이 되어 한결 누그러진 햇살에 용기를 내어 밖으로 나오면 선선한 바람이 어서 오라 반갑게 맞아줍니다. 유월의 바람은 마치 아버지에게 혼꾸멍이 나 밖으로 뛰쳐나갔다가 늦은 저녁 배가 고파 슬그머니 집에 들어오면 손잡아 이끌어 밥상에 앉히는 어머니 같다고나 할까 참으로 정감 있고 매혹적입니다.
‘봄이 간 후에야 봄이 온 줄 알았네 청춘도 이와 같아’ 캬 시인은 어쩌면 이리도 맛깔스럽게 봄과 청춘을 정의하는지 시를 읽는 내내 감탄을 하게 됩니다. 우리는 모두 청춘을 다 보낸 후에야 그때가 호시절이었음을 뒤늦게 알게 되니 말입니다. 누군가 청춘을 청춘에게 맡기는 것은 낭비라고도 주장하지만 귀한 줄 몰라야 계산하지 않고 마음껏 쓰고 누릴 수 있지 않을까요? 만약 청춘이 얼마나 소중한 줄 그때 알았더라면 아까워서 어찌 쓸 수 있었을까요 아마 아끼다 똥 되었을 겁니다. ^^*
그나저나 시인이 말하는 ‘봄은 늦고 여름은 이른 6월 같은 사람들’은 누구를 가리키는 말일까요 아마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아 헤매고 뒷북치는 나 같은 사람을 말하는 것일 테지요. 유월의 풍경 감상하시면서 이즈음 저녁무렵에 부는 선선한 바람같은 유월의 사랑을 꿈꿔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