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승압제로 버텨오던 아버지
눈만 뜨시고 말도 못하고 겨우 에어보로 숨쉬고 계셨거든요
안정적인것 같다고 간호사들이 처치실에서 병실로 가자고 하는데
거기서 굳이굳이 암 말기 환자 상의를 벗겨서 갈아입혀야겠다고 고집을 피워서
제가 반복적으로 그만하라고 하다가 짜증을 내며 언성이 높아졌어요
아버지 침대를 사이에 두고 싸웠으니 다 들으셨겠죠
평소에도 아빠는 환복한번 하면 힘들어하셨기에 암환자들은 몸 한번 돌린거로도 크게 잘못되는 경우가 있다 그만하라고 했지만
매사 뭐만 하면 안된다고 한다며
겨우 숨만 붙은 아빠한테 '옷 갈아입고 싶냐'며 기어이 물어보던 엄마
본인의 고집으로 죽음 문턱에서 겨우 돌아온 사람 옷을 굳이 갈아입히겠다는 모습에 너무 짜증났어요
심지어 힘들다는데 '뭐가 힘드냐'라는 말이 너무 분통이 터지더라구요
겨우 뜯어 말리고 병실을 옮겼는데
엄마는 아빠 침대만 따라니느라 본인 짐을 안챙겼어요
그래서 제가 짐을 두번 왕복하며 챙겼는데
다녀오니 아빠가 체인스톡 호흡 중이셨습니다
엄마는 곁을 지키면 그거라도 잘 보셨어야하는데 제가 놀래서 왜 그러냐 하니까 그제서야 알아채더라고요
그 상태에서 보호자한테 아무런 말도 안하고 가만히 있던 간호사들도 진짜 너무 화나고
뛰어서 저를 부르지도 않고 다들 멀뚱멀뚱 뭐하는 짓거리인지...
아버진 이미 눈물이 나계셨어요
엄마도 모르고 저도 없던 1분 남짓 동안 죽음을 예감하면서 체인스톡 호흡을 이미 몇번 하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몇초 뒤 돌아가셨습니다
엄마가 옷으로 옥신각신 하지 않았다면
본인 짐은 잘 챙겼더라면
아빠가 컨디션이 무너지지도 않았고
다음날 동생 결혼식 라이브도 보고
제가 아빠 마지막을 제대로 지킬수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에 정말 엄마가 너무 밉고 싫어요
가벼운 강박증세로 평생을 이상한 고집으로 저와 가족을 힘들게 했기에...
생전 아버지 소원이던 제주도 가족 여행도 본인의 불안 강박으로 배타기 싫다 비행기 타기 싫다 이러며 다 파토내었고 결국 아버지는 다시는 제주도에 못가셨죠
이제는 엄마가 너무 용서가 안되고 미워요
속이 터지고 화가 나고...
아빠한테 작별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눈도 제대로 못맞추고
엄마랑 그냥 안보고 살고싶어요
엄마는 나이가 들면서 더 괴팍해지는데 정말 감당이 안되네요
아버지 곁을 한달 내내 직장 그만둬가며 지켰는데
엄마 짐챙기는 동안 아버지가 홀로 어떤 마음이었을지
인지력이 떨어진 엄마도 너무 밉고 원망스럽고
체인스톡 호흡 다 보면서 보호자한테 언질한번 안하고 가만히 보고있던 간호사들도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아버지가 너무 보고싶어요
간병하며 아웅다웅했지만 상식적인 대화가 통하고 유머러스하던 아버지가 너무 보고싶어요...
아빠 생각하면 엄마를 잘 돌봐야하는데
다 놓고 떠나고 싶어요
한달을 곁을 지킨 노력이 이렇게 날아가다니 너무 억울해요
후회가 커서 아버지를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의료 수준 때문에 항암이 종료되고도 아버지를 대학병원에 모셨는데 호스피스로 모시지 못한 것도 너무 한이 됩니다...
다 원망스럽고 한스러워요
이 슬픔을 어떻게 해소할지 모르겠어요...
제가 바보같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너무 화가납니다 ㅠ
슬퍼요....
하필 엄마라 동생한테 터놓을수도 없고
혼자만 끙끙 앓고있어서 동행에라도 털어놓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