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아빠가 잘 버텨줬으면 좋겠다...

곰탱이딸서나l위보
2024.04.20 00:38 | 조회 815

건강했던 아빠가 아프게 된 후로는 하루하루 시간이 참 빠르게 흐르는 것 같다. 10년은 꼭 살리라 믿으면서도 어쩌면 혹시 모를 이별에 더욱더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왜 하필 4기일까, 왜 진작 알아채지 못했을까, 바쁘다는 핑계로 왜 자주 내려가지 않았을까, 이젠 모든게 불효고 내 탓 같다.

항암 전날 내 집에서 주무시는 아빠를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통통했던 아빠 얼굴이 언제 이렇게 말라졌는지... 쓰다듬고 싶은데 깨실까 바라만 보게된다. 미동이 없을 때는 괜스레 코밑에 손도 가져다 대보고. ㅎㅎ

성인이 되고서 내가 먼저 아빠를 안아본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내가 먼저 안게 된다.

터미널에서 아빠를 배웅하고 올 때면 마음이 헛헛하고 아프다.

아빠의 첫 암 진단부터 지금까지 부모님 앞에서는 절대 울지 않았던 나는 아빠와 헤어지는 날이면 혼자 집으로 가는 길에 모든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

아빠 아기 아니라고 굳이 연차 내고 따라오지 말라고 하는데 아빠는 모르겠지 내 마음. 자꾸 뭐든 함께하고 싶은 거. 아빠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들을 이제는 절대 허투루 보낼 수 없다는 거.

아빠의 암이 줄지 않더라도 그저 커지지만 말고 오래오래 엄마와 내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다.

Naver
목록으로

댓글

11
로그인 하고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