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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기 전 봄 산처럼
꽃 핀 봄 산처럼
꽃 지는 봄 산처럼
꽃 진 봄 산처럼
나도 누군가의 가슴
한 번 울렁여 보았으면
함민복 시인의 시 「마흔 번째 봄」
요즘 저는 꽃잎을 떨구는 봄꽃들을 보며 입이 댓 발로 나와있습니다. 꽃 핀지 얼마 되었다고 벌써 지는가 싶어서입니다. 만나자 이별이라는 상투적인 말이 피부로 실감 나는 요즘입니다. 그런데 함민복 시인의 시를 읽으며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꽃은 피기 전에도, 피었을 때도, 지고 있을 때도 심지어 진 후에도 여전히 우리의 가슴을 울렁이게 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사랑이 변할 수 있니? 영화의 대사처럼 비록 꽃이 일찍 졌다고 해서 꽃에 대한 사랑이 변할 수 있겠습니까? 무엇보다 일 년 후에는 다시 재회할 수 있기에 꽃이 피기전 후 그리고 지고 난 후에도 여전히 사랑해야 하는 존재임을 깨닫게 됩니다.
오늘 보내드리는 사진은 덕수궁의 꽃 사진입니다. 살구꽃은 지고 있었지만 왕벚꽃나무와 명자나무 자두나무 꽃이 만발하여 말 그대로 꽃대궐을 이루었답니다. 궁궐 안의 꽃은 같은 품종인데도 여염집에서 피는 꽃보다 훨씬 고귀하고 기품 있어 보이는 게 참 신기합니다.
시를 읽으며 “나는 누군가의 가슴 한 번 울렁여 본 적이 있었을까?” 괜스레 지난 세월을 되짚어 보게 되네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