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사랑하는 아빠에게

주주l식도보
2024.03.31 22:17 | 조회 1.4k

오랜만에 글을 남깁니다. 아빠가 떠나고 아빠에게 하고픈 말들이 많은데 이곳에 몇자 끄적여 보려합니다.

아빠, 아빠는 이제 좀 편안해? 아빠 성격 급한건 알고있었지만 이렇게 일찍 갈 필요까진 없었자나.

올해 환갑인데, 우리 아이들이랑 제주 여행가기로 했는데 이젠 다시는 다같이 갈수가 없게 되었네.

근데 우리는 괜찮아. 괜찮아지려고 하고있어. 아빠 이제 고통없이 자유로운것만으로도 우리 마음한켠이 놓여. 우리 모두는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고 이 커다란 구멍이 언제 메꿔질진 모르겠지만 잘 살아나갈께.

나는 아주 솔직히, 아빠를 보낸게 아직 실감이 안나고 받아들여지지가 않아. 그래서 내가 지금 잘지내는것처럼 보이는거 같아. 난 맘껏 슬퍼할수가 없었어. 첫째라그런가, 어느순간부터 나는 엄마도 챙겨야했고 동생도 챙겨야 하고 내가 버티고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것같아. 내가 울면 힘들어하면 다른모든이가 더힘들어질것같아 아빠의 부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을지도 몰라. 아빠집에서 아빠 물건 정리하면서, 내손으로 직접 아빠 사망신고 하면서, 가족관계증명서 아빠 이름에 사망이라는 글자를 보고도, 아빠 사진을 보기만해도 자꾸 무너지는 마음을 다잡고 나보다 더 힘들 엄마를 다독이며 지켜줬어. 그게 아빠가 나를 믿고 떠날수있던 이유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어. 근데 아빠 그거 알아? 아빠가 나보다더 사랑한 우리 딸, 이제 7살인데 할아버지의 사랑이 얼마나 컸는지를 다알고있어. 아빠가 입원한동안 딸에게도 할아버지와 이별의 시간이 다가온다는것을 얘기해줬었는데...

요즘 속상하거나 혼나게 되면 무조건 본인편이였던 할아버지부터 생각나는지..대성통곡을 하며 서럽게 할아버지를 불러..보고싶대.

보고싶은데 사진으로만 봐야하고 목소리도 들을수없고 안아주고싶어도 안아줄수없다고 마음이 너무 아프고 심장이 콕콕 아프대.

오늘은 동생이랑 싸우다가 갑자기 할아버지 하면서 우는데 할아버지에게 할말이 있냐 했더니,

아빠 임종때 그게 진짜 마지막인줄 모르고 할아버지 그동안 잘 보살펴주셔서 고맙습니다 라는 말을 못했다고 펑펑 울어. 아빠가 너무 너무 사랑해준걸 이 어린애도 다 알고있었나봐.

우리 딸, 마음의 구멍이 상처가 되지 않게 아빠 보물 1호 내가 잘키울께.

엄마도 걱정마. 나도 아빠 아들도 걱정마.

우린 지금 이순간도 아빠 다리가 불편하진 않은지..

숨한번 한번이 힘들었던 아빠가 최대한 우리곁에 있어주고 떠나느라 너무 고생했을 아빠가 행복하기를 바랄뿐이야. 살아가는동안 아빠가 힘들었을지언정 주변에 베풀고 살아 주변에 인심도 많이 얻어 가는 날까지 보고싶은 사람들도 다 만나고 아빠 보고싶어하시는분들도 두번세번 다녀가고 아빠 인생 마지막에 우린 아빠 인생을 볼수있었고 아빠가 너무 자랑스러웠어.

너무 대단하고 멋진 울아빠,

육신의 감옥에서 벗어나 이제 편히 자유롭게 지내~

난 정말 씩씩하게 잘 살아낼께. 엄마도 동생도 잘일어날수있게 할께.

나중에 우리 만날땐 내가 아빠보다 나이가 많을지도 몰라^^

사랑하고 또 사랑해.

Naver
목록으로

댓글

7
로그인 하고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