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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누에공원에서 살구나무 핀 것을 보고 서울숲과 덕수궁 석어당의 살구나무 중 어디를 먼저 가야 하나 고민하다고 서울숲에 다녀왔습니다. 누에 공원에 살구나무는 4그루 정도 있고 정확하게 세 보지는 않았지만 서울숲은 좌우 양편으로 열몇 그루 정도 모여 행화촌을 이루고 있으며 덕수궁에는 단 한 그루만이 홀로 석어당을 지키고 있습니다.
세 곳은 각각 특징이 있는데 누에공원의 살구나무는 내게 살구나무 꽃의 아름다움을 처음으로 가르쳐 준 첫사랑 같은 존재이고 서울숲은 규모 면에서 다른 곳을 압도하며 덕수궁의 살구나무는 비록 한 그루이지만 그 고고한 아름다움과 수령이 무려 400년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다른 살구나무들과는 비교 대상이 아닌 아예 수준이 다른 존재입니다. 이번 주 수요일에 알현할 예정이니 올해는 세 곳의 살구나무가 꽃피운 모습을 놓치지 않고 순차적으로 찾아보게 되어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매년 세 곳을 챙겨 보려고 하지만 제대로 챙겨 보는 것이 사실 쉽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정완영 시인의 ‘분이네 살구나무’라는 동화 같은 시와 서울숲에서 방금 전에 찍은 사진 꽃 편지에 실어 보내드립니다. 그런데 카메라가 수채화 모드에 세팅되어 있는 줄 모르고 찍은 사진이 포함되어 있어 색다르게 느껴지실 겁니다. 즐감하시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분이네 살구나무
정완영
동네서
젤 작은 집
분이네 오막살이
동네서
젤 큰 나무
분이네 살구나무
밤사이
활짝 퍼올라
대궐보다 덩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