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양화진 공원 - 이동순 시인의 봄날

미카엘2015ㅣ설본
2024.03.29 17:50 | 조회 128

오늘 이른 아침에 길을 나서며 어디를 갈까 궁리를 하다가 양화진 공원의 홍매가 이제 절정이겠구나 싶어 행선지를 정하고 올림픽대교를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가는 길에 불현듯 노을공원과 하늘공원 사잇길에 살구나무가 숲을 이룬 비밀의 정원이 있었다는 게 떠올라 부랴부랴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개나리는 활짝 폈는데 살구나무 꽃은 몇 송이만 눈에 뜨이고 아직은 잠잠합니다. 아마도 이번 주말 예열이 끝나면 폭죽 터지듯 만개할 듯싶습니다.

화무십일홍 이 아름다운 봄꽃들이 열흘 넘기기가 쉽지 않으니 ‘꽃은 피었다가 왜 이다지 속절없이 지고 마는가’ 이동순 시인의 봄날의 첫 구절이 신음처럼 비어져 나옵니다. 아침에 부지런을 떨어 건진 꽃 사진과 작년에 찍었던 동영상 보내드리오니 잠깐이라도 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봄날

이동순

꽃은 피었다가

왜 이다지 속절없이 지고 마는가

봄은 불현듯이 왔다가

왜 이다지 자취없이 사라져버리는가

내 사랑하는 것들도

언젠가는 모두 이렇게 다 떠나고

끝까지 내 곁에 남아 나를 호젓이 지키고 있는 것은

다만 빈 그림자뿐이려니

그림자여 너는 무슨 인연 그리도 깊어

나를 놓지 못하는가

이 봄날엔 왜 그저

모든 것이 아쉬웁고 허전하고 쓸쓸한가

만나는 것마다

왜 마냥 서럽고 애틋한가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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