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이제는 기나긴 소풍을 떠났습니다

고생했어아빠l대보
2024.02.14 09:30 | 조회 2k

명절 지날 때까지만 잘 버텨달라고 했는데 아빠가 끝까지 힘을 내줬나봅니다.

어제 밤에 아빠가 긴 소풍을 떠나셨습니다. 아직도 꿈만 같고 방에서 딸~ 하고 부르면서 걸어나올 것만 같은데 어떻게 해야하죠 전.. 이제 아빠없이 살아야하는데 도저히 엄두가 안납니다.. 아직 안방에 아빠 냄새가 남아있는데ㅠㅠ 베개에도 이불에도 다 남아있는데ㅠㅠㅜㅜ 왜.. 왜..

아직 환갑잔치도 못했는데ㅠㅠㅠㅠ 이제 퇴직하고 연금받으면서 엄마랑 놀러다닐 일만 남았는데 왜!!!!!!

조금만 조금만 더 살아달라고 그렇게 빌면서도 힘들어하는 모습보면 이제는 그만 편안히 좋은 곳으로 갔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 이런 감정들이 매일 하루하루 소용돌이 치고 있었죠

그래도 2주전부터 휴가내고 매일 아빠보러가고 의식 있을 때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하고 후회없이 보내자 했건만 그렇게 이야기하고 이야기해도 아직도 못한 이야기가 많아서 후회가 됩니다.

엄마한테 계좌비밀번호를 알려주면서 모아놓은 돈이 있는데 하길래 언제 이만큼 모은거야 했더니 아들 취업하면 차사주려고 모은돈도 있고, 엄마가 그렇게 냉장고, 식탁 오래됐다고 바꾸자했는데 아껴아껴 모으고 살다가 비상금 모아놓은 돈 있다고 냉장고바꿔줄까 식탁 바꿔줄까? 하는데 가슴이 미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뒤에서는 엉엉 울어도 아빠 앞에서는 적어도 아빠 보이는 곳에서는 절대 울지말자 그렇게 다짐했건만 저보고는 활짝 웃더니 딸~ 아빠가 미안해 딸내미 결혼식장에 손 잡고 들어가줘야하는데.. 손주도 봐주기로 약속했는데 미안해.. 이러는데 정말 그자리에서 엉엉 울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고는 아빠는 의식이 점점 흐려져 갔어요 엄마는 이제 어떻게 살라고.. 우리아빠 착하게 열심히 산 죄밖에 없는데 죄없는 우리아빠 왜이렇게 일찍 데려가시나 하늘도 무심하시지 ...

옆에서 보고있을 수 밖에 없는 거.. 이것도 정말 못할 짓입니다.. 임종 직전까지 혈압이랑 산소포화도가 그렇게 떨어지면서도 뭐가 그렇게 억울한지 끝까지 삶을 못놓았어요.

돌아가시기 30분전에 동생이 와서 아빠~ 아빠가 좋아하는 잘생긴 아들 왔어~ 동생 왔어.. 이 말 듣고는 갑자기 점점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놓더라구요..

“우리아빠 아들 기다렸구나.. 아들 얼굴보고 목소리듣고 가려고 기다렸구나.. 미안해.. 미안해 이제 우리가족 다 봤으니까 좋은 곳 가서 거기서는 아프지말고 못먹은 것도 많이 먹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잘 지내고 있어.. 아빠 보란듯이 잘 살다가 나중에 우리 가면 마중나와줘야돼 우리는 아빠 못찾으니까 .. 마중 나와줄 수 있지? 좋은 곳 가서 위에서 보면서 열심히 사는 우리 지켜줘야해 평생 낯간지러워서 못한 말 2주동안 귀가 닳도록 이야기했네.. 사랑해..아빠 내가 너무너무 사랑해.. "

이 말 마지막으로 듣고 돌아가셨습니다. 우리 아빠 평생 일만 하다가 제대로 여행도 못가보고.. 이렇게 갈거면 평생 왜그렇게 아끼면서 아등바등하면서 살았을까... 마지막에는 맛있는 것도 못먹고 물한모금도 못 먹고 떠났네요.. 아빠 아구찜 좋아했는데 대구탕도 좋아했는데 이제 그 단골 맛집들도 생각나서 한동안은 못갈 것 같아요... 우리 아빠 억울해서 어떻게 보내... 미치겠습니다 상주가 아직 22살 밖에 안됐는데... 아직 얘도 어린데.. 동생도 아빠랑 목욕탕 가야지 가야지 다짐만 하다가 목욕탕 한번 못가보고 이렇게 떠나네요.. 아직도 안믿기지만 앞으로 정신차리고 해야할 일들이 많아서 힘내보려고 합니다..

힘든 시기에 동행 들어와서 정보도 많이 얻고 위로도 많이 받고 지낸 것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빠 잘 보내드리고 올게요

지금도 열심히 병마와 싸우시는 분들은 끝까지 화이팅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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