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가 예상되니 노약자는 외출 자제하라는 안전 문자 때문인지 한강 자전거 도로에 노약자는 물론 젊은 사람도 코빼기가 보이지 않습니다. 내가 자출 하는 이 길이 서울 한복판이 맞나 싶을 정도로 한적합니다.
이 추위에 자전거가 웬 말이냐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요즘 기능성 방한용품들이 워낙 발달해서 이 정도 추위는 자출에 별 영향이 없습니다. 방한복과 바람막이를 겹쳐 입고 눈만 보이는 방한모와 발열장갑에 두툼한 스노우슈즈를 신으면 찬 바람이 들어올 틈이 없습니다. 이 추위에 나만 혼자 이렇게 따뜻해도 되나 싶은 죄책감과 겨울 한파에도 이렇게 따뜻할 수 있을까 싶은 행복감을 동시에 느끼며 출근하였습니다.
겨울의 한복판에서도 자출을 포기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자출 하면서 만나는 풍경 때문입니다. 보내드리는 사진을 보시면 제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시리라 생각됩니다. 겨울 자출이 태백산행까지는 아니지만 비슷한 심정을 느낄 수 있는 시 한편이 있어 사진을 함께 보냅니다. 좋은 날 되세요
태백산행
정희성
눈이 내린다 기차 타고
태백에 가야겠다
배낭 둘러메고 나서는데
등 뒤에서 아내가 구시렁거린다
지가 열일곱 살이야 열아홉 살이야
구시렁구시렁 눈이 내리는
산등성 숨차게 올라가는데
칠십고개 넘어선 노인네들이
여보 젊은이 함께 가지
앞지르는 나를 불러 세워
올해 몇이냐고
쉰일곱이라고
그중 한 사람이 말하기를
조오흘 때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한다는
태백산 주목이 평생을 그 모양으로
허옇게 눈을 뒤집어쓰고 서서
좋을 때다 좋을 때다
말을 받는다
당골집 귀때기 새파란 그 계집만
괜스레 나를 보고
늙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