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드디어 퇴원했습니다

유찡l자내본
2024.01.08 16:51 | 조회 499

며칠전에 수술했다고 글을 올렸었는데

이렇게 퇴원을 하네요 :)

저는 23년 11월 13일에 조직검사 결과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대학병원으로 넘어가 수술날짜를 잡았어요. 거의 50일 이라는 시간이 절 제일 힘들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ㅎㅎ)

1월1일 새해 첫날부터 입원해서 2일인 다음날 11시반쯤 수술을 시작했고 병실에 도착한건 오후 3시반 정도 였던 것 같아요. 아 저는 개복수술로 자궁 나팔관 난소를 제거 했습니다 (아, 난소 하나 살렸다고 하셨어요)

회복실에서의 기억을 떠올려보자면 수술이 막 끝난 후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얼어죽을 것 같은 추위를 느꼈던 것과 양쪽 손등에 꽂혀있던 주사 바늘이 너무 아팠던 것 정도네요.

간호사 쌤께 비몽사몽 아파요... 츄워요.. 라는 말을 미친듯이 반복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병실로 돌아와서 정신이 들고부터는 폐에 나쁜 약기운을 빼고자 숨을 계속 쉬었어요. 그렇게 6시간이 지난 때 까지 숨만 크게 내쉬면서 금식을 했고 없는 정신에도 간절함을 담아 무통주사를 꾹꾹 눌렀던 것 같아요.

예비신랑이 얇은 손수건 두장을 끊임없이 적셔와서 입술 위에 올려줘서 그나마 건조함은 덜했지만 목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어요.

뭐 다음날 오전 5시부터는 물을 마실 수 있어서 물도 마시고 하니까 좀 살만했어요. 그런데 소변줄을 떼면 바로 걷기 운동을 해야한다는 말에 보행기(끌고 걸어다니는 것)에 매달려서 걸어보려고 했는데 진짜 배는 찢어져있어서 아프지 기운은 없지 10분도 못걷고 포기했던 것 같습니당. 그렇게 첫산책이 끝났고 화장실에서 소변도 보고 했던 것 같아요. 그 뒤로는 점심부터 죽이 나왔고 심지어 저녁에는 밥이 나왔어요..!

역시 한국인은 밥심 밥을 먹고 또 미친듯이 걸어줬습니다. 입술 꽉깨물고 걸어서 입술이 다 터졌더라고요.

그 뒤로는 복부 통증이 심하긴해도

새벽1번 아침1번 점심1번 저녁1번 어떨땐 밤에도 하루 4~5번정도 운동을 했습니다. 총 시간은 3시간~4시간 정도 였던거같아요. 근데 전과 달리 상처부위가 아프니 걷는게 참 힘들어서 체력소모가 컸어요. (그래도 절 보는 간호사 언니들이 저보고 진짜 많이 걸으신다고 할 정도로 계속 걸었어요 틈만나면)

그랬더니 움직임은 꽤 편해졌는데 무슨이유인지 5일차부터 미열이 나기시작하고 37.6~38.3정도로 왔다갔다 열이 있더라구요. 해열제도 처방받고 걸어서 열을 내려줘야한다는 말에 한참을 걷고 해도 3일동안 열이 안내렸는데 얼음주머니가 직빵이었는지 1월 8일 퇴원하기로 정해져있던 날 37.1 까지 떨어져서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

얼음주머니를 떼고 저녁이 되서 또 열이나면 어쩌지 라는 생각에 퇴원을 미뤄볼까 싶기도 했지만 집 침대가 그립더라구요 허리가 너무 아파서...헿...

간호사 쌤의 열이 나면 좋지않다는 말에.. 마음이 너무 불안하고 집으로 돌아가서 또 열이나면 응급실에 오거나 외래방문을 해야한다고 들어서 제발 제발 하면서 열나지 마라 하고 기도 하는 마음으로 한글자 한글자 써보는데 일주일이 엄청나게 길었는데 이리 쓰고보니 더 긴것같기도 하고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기도 하네요.

아직 30대초반이라는 어린나이에 저와 짝꿍을 닮은 아이를 낳진 못하게 됐다는 건 너무나 슬프지만 지금이라도 암이라는 걸 발견을 해서 치료 할 수 있다는 거에 감사한 마음 가지고 살아보려고 해요.

그동안 왜 병원 안 갔을까 자책도 하고 많이 울기도 했는데 이미 지난일이 된 거 어쩌겠습니까 :)

월요일인 오늘 퇴원하고 돌아오는 목요일이 첫 외래진료라서 조직검사 결과를 들어야하는데 가슴이 너무 떨리네요.

결과가 좋아 방사선 치료를 안할수 있다면 좋겠지만 어떤 결과에도 건강을 최선으로 생각하는 삶 살아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봅니다.

뭔가 혼자 마음에 있는 얘기를 정리하고 싶기도 하고 어딘가에 털어놓고도 싶었는데 동행카페가 생각나서 글 올려봐요.

긴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경험담이 저보다 늦게 진단을 받은 단 한 분에게라도 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수술을 앞두고 계신분들 항암을 앞두고 계신분들 또 수술은 끝났지만 치료가 남으신 분들 모두모두 화이팅 해요. 저도 같이 힘내볼게요.

새해에는 살도 많이 뺄 거고 건강을 지키는 한 해를 보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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