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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0일 마지막 토요일 아내와 종묘에 다녀왔습니다. 갈 때부터 내리던 함박눈은 반나절 지나고 집에 돌아올 때까지 그치지 않았습니다. 눈이 너무 많이 내리니 아내는 우산을 못 챙겨온 걸 후회하였지만 저는 물 만난 고기처럼 눈 만난 강아지 마냥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사진 찍기 바빴습니다. 눈 내리는 모습이 너무 예뻐 사진기 뷰 파인더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종묘의 본전은 올해 9월까지 내부 수리 중이라서 가림막으로 가려져있지만 그래도 눈 내리는 종묘는 아름다움의 극치였습니다. 눈꽃이 활짝 핀 종묘의 모습과 촌철살인의 시와 해설을 보냅니다.
목표는 왜 내게서 자꾸만 멀어지기만 할까요?
남들은 어째서 앞서만 갈까요?
어머니는 수제비를 뜨고 계셨다
납작납작 떼어 낸 반죽마다 어머니 지문이 찍혔다
지문에는 어머니의 인생이 새겨져 있다
살아온 인생을 걸고 어머니가 내게 말했다
끓는 물에 먼저 들어간 수제비나
나중에 들어간 수제비나
그릇에 담길 때는 똑같단다
한 쪽 한 쪽 첨벙거리며 뛰어든 수제비들이
다 떠오르자 어머니는 가스 불을 껐다
김미희 시인의 <수제비 인생론>
끓는 물에 언제 들어가든 그릇에 담길 때는 똑같단다.
수제비에 찍힌 인생 지문의 깊이만큼 묵직한 울림을 줍니다.
삶이란 함께 출발해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형편이 좋을 때도 있고 어려울 때도 있고,
산등성이를 넘듯 늘 희비가 교차하죠.
그러니까 우리, 서로 비교하지 말아요.
다른 곳을 보느라 손에 쥔 행복을 놓치지 말고,
내가 만족스럽고, 내가 즐거운 인생을 사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