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세상에서 제가 제일 많이 사랑했고 또 저를 제일 많이 사랑해줬던 엄마가 떠난지 한달째예요.. 원래 시간이 갈수록 더 힘든걸까요?

엄마완치l대보
2024.01.02 18:55 | 조회 903

엄마 호흡이 멎기 직전까지도 전 엄마가 살 수 있다고, 나을 수 있다고 믿었어요. 엄마 머리가 하얗게 세어 팔순잔치상 받는 모습을 나는 꼭 볼거라고...

그런 제 욕심이 엄마의 마지막 순간들을 더 힘들게 하진 않았을까, 이랬다면 어땠을까 저랬다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들이 많지만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엄마 살려보겠다고 노력했고, 건강하실 때 엄마가 그렇게 좋아하시던 여행도 같이 많이 다녔고, 매일 하루에도 몇번씩 사랑한다고 말했고... 주위에서 엄마가 이른 나이에 가시긴 했지만 그게 아쉽지 않으실 정도로 자녀들에게 많은 사랑 받고 가셨다고 하실만큼 엄마와 정말 많이 사랑을 주고 받은 것 같아요.

돌아가시기 2주정도는 너무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셨지만 그래도 돌아가실 땐 주무시듯 가셨고 그 후 장례나 묘지 다 엄마가 원하시던 대로 되어서 평생 고생 많이 한 우리 엄마, 이젠 정말 아무 고통없이 편한 곳에 갔구나, 엄마가 그토록 가고 싶다던 하느님의 곁으로 갔구나, 엄마의 고통이 길지 않았어서 감사하다 하는 마음도 들구요.

그런데요... 왜 시간이 지날수록 전 더 엄마가 보고 싶을까요? 장례기간 중 울었던 것보다 한달이 지난 요즘 우는 일이 더 많은 것 같아요.

곳곳에 엄마와 행복했던 추억이 너무 많은데... 저에겐 엄마와 함께 이 세상을 보러 다녔던 그 날들이 가장 행복해서 엄마와 여행을 하다 함께 숙소에서 낮잠을 잤던 어느 날, 시공간에 무슨 문제가 생겨서 하루를 다 보낸 후 잠자리에 들어 눈뜨고 일어나면 다시 이 하루가 시작되면 좋겠다, 그래서 이 하루가 영원히 반복되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어요.

그렇게 행복했던 그 순간이 이제 제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다시 올 수 없다는 게 너무 슬퍼요. 그냥 엄마가 너무 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얘기하고 싶어요.

엄마는 항상 저에게 니가 엄마같고 언니같다고, 니가 나의 멘토라고 얘기를 했었지만 그런 저야말로 나이를 아무리 먹어도 언제나 순수했던 엄마에게 얼마나 의지를 했었고, 엄마가 준 큰 사랑이 얼마만큼 저에겐 인생을 살아갈 힘이 되었는지, 엄마가 있어서 얼마나 많은 일을 이겨낼 수 있었는지...

그렇게 서로 의지하며 살았는데 엄마가 먼저 가버리니 너무 두려워요. 이 세상에 엄마처럼 날 사랑해주는 사람은 이제까지도 없었고 또 앞으로도 없을텐데 내가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싶어서요.

저보다 어린 나이에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낸 분들도 계시겠지만 전 아직 제가 너무 어린 것 같거든요. 제 주위에 또래나 저보다 연상이신 분들을 봐도 거의 다들 부모님이 살아계신데 왜 나는 이렇게 이른 나이에 엄마를 잃었어야 했을까 그게 너무 서럽기도 하구요.

엄마는 항상 제가 엄마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본인이 떠난 후의 제가 걱정이 된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우스개소리로 나한테 집착 좀 그만 하라고.

제가 엄마와 꽤 오랜 기간을 떨어져 살며 이젠 본인이 가도 얘가 괜찮겠다 싶어서 가실걸까 싶기도 해요. 난 아직 아니었는데... 엄마랑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말들이 너무도 많았는데... 엄마한테 엄마 없이는 못 산다고 울고 불고 했으면 엄마가 더 오래 계셔줬을까요?

육체만 엄마와 떨어져 산다고 홀로서기가 아니니 엄마 살아계실 적부터 정신적으로도 엄마와 나를 분리하여 홀로 설 줄 알아야겠다, 그 대상이 엄마 뿐 아니라 어떤 누구와 관계를 맺을 때도 홀로 설 줄 알아야 바른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해서 노력을 나름 했지만 그게 잘 안 되었거든요? 난 혼자서도 괜찮다 괜찮다 하면서도 엄마가 안 계신 상황을 상상만 해도 숨이 턱 막히고... 그런데 이젠 그 상황이 현실로 제게 닥쳤으니, 어떻게든 정신줄 붙잡고 살아보려고 명상도 하고 책도 읽고 상담도 받는데 쉽진 않네요.

그래도 제가 그렇게 해야 엄마가 정말 저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로워지실 것 같아서 끝까지 노력해보려구요. 이게 엄마가 저한테 주신 새해 목표인가봐요. 그러다보면 엄마와의 추억을 떠올려도 눈물 콧물 흘리며 울지 않고 그때 행복했지 하며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겠죠?

저와 같은 아픔을 겪고 계신 분들이 많은 이 곳이니 이렇게 솔직한 감정을 글로도 써보네요. 저를 포함하여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모든 분들이 언젠간 그 슬픔에서 벗어나 더 행복해지길 기도하겠습니다.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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