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식욕촉진제 그리고 네 번째 항암

도피오
2015.08.26 21:44 | 조회 674

저희 엄마는

지난 7월 7일 자궁경부암 3기B 진단을 받고 7월 27일부터 방사선과 항암치료를 시작했습니다.

그 뜨거웠던 여름 한 철을 병원에서 보냈네요..

 

세 번째 항암치료를 하며 지독한 감기에 걸렸던 엄마는 계속되는 기침으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시고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심해져 과일 이외에는 구토를 하시며

참 힘든 한 주를 보내셨습니다.

 

신장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영양제 처방도 조심스러워

동행 가족분들께 조언을 구하기도 했죠..

 

월요일에 네 번째 항암이 진행되어야 하지만 엄마의 컨디션을 고려해 담당 교수님은

조금만 더 지켜보자는 말씀을 남기시며 식욕촉진제를 처방해주셨습니다.

 

혓바닥을 다 적시지도 못할 만큼 적은 양의 하얀색 물약..

그런데 그 물약의 힘은 정말이지 놀랍더군요.

 

음식냄새만 맡아도 구토를 하시던 엄마는 배가 고프다며 집에서 가져간 포도와 멜론 등의

과일을 다 드시고 식사도 열심히 하시며 하루만에 컨디션을 회복하셨습니다.

 

그리고 어제 엄마의 네 번째 항암치료가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렇게 식사를 못하시고 2kg가까지 체중이 줄었지만 놀랍게도 엄마의 신체수치는

항암을 하기에 적합한 수치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언제나 엄마를 괴롭히던 신장수치까지도요...

 

곁에서 지켜보시던 어르신들이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엄마는 너 하나 때문에 이 치료 버티나보다.."

 

안그래도 작은 엄마의 몸이 더 작아지고 팔과 다리는 더 얇아졌네요.

병동에서 방사선치료실로 가는 길

제가 엄마의 휠체어를 밀고 가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 붕~붕~붕~ 아주 작은 자동차 꼬마 자동차가 나간다~♪

♬ 붕~붕~붕~ 꽃 향기를 맡으면 힘이 솟는 꼬마 자동차~ ♪

 

엄마는 박자에 맞추어 손을 휘두르며 "헤이~" 박자를 맞추셨습니다.

오랜만에 엄마와 드라이브를 하는 기분이 들더군요..

 

치료실에 도착해 우리 데이트코스가 너무 짧다고 투정부리자 엄마는 말씀하십니다.

"치료 끝나면 경치 좋은 곳도 데려가고 맛있는 것도 사줄께"

 

서른이 넘은, 당신보다 키도 덩치도 더 큰 딸에게 엄마는 아직도 주고 싶은 것이 많으신가봅니다.

내일은 방사선과 교수님께서 MRI촬영 후 내부방사선치료 계획을 세우자고 하십니다.

 

지금까지의 치료보다 더 힘들고 어렵고 더 많은 체력을 필요로 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글쎄요..

엄마와 저 둘이 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이것도 넉넉히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호기롭게 시작해 죄절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좌절이 찾아오기 전, 미리 어두움을 바라보며 염려하진 않으렵니다.

제가 엄마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이 그것이라는 걸 이제는 알기 때문이죠.

 

내일도 꼬마자동차 붕붕을 부르며 완치에 한 걸음 더 다가서려합니다.

솔솔 바람을 타고 다가오는 새 계절..

동행가족분들에게 새로운 기대가 피어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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