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현충원 산책 -가을 햇살

미카엘2015ㅣ설본
2023.09.08 13:28 | 조회 145

가을 햇살

오광수

등 뒤에서 살짝

안는 이 누구신가요?

설레는 마음에

뒤돌아보니

산모퉁이 돌아온

가을 햇살이

아슴아슴 남아있는

그 사람 되어

단풍 조막손 내밀며

걷자 합니다.

아침에 부지런을 떨어 현충원에 다녀왔습니다. 가을이 어드메쯤 왔나 살펴보니 곳곳에 가을의 전령들이 눈에 뜨입니다. 아직 햇살이 뜨거워 가을이 아직 안 왔나 싶다가도 그늘에 들어서면 가을이 위장근무 중임을 알리며 자신의 신분을 밝힙니다. 저는 사진 찍을 때 그늘에서 밝은 곳을 바라보며 찍는 것을 좋아합니다. 오늘 사진 중에는 가을이 위장근무 중인 그늘에서 양지를 향하여 셔터를 누른 사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사진에 가을 냄새가 살짝 뭍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어로 쓰인 아슴아슴은 멀리 흐리게 기억되는 일이나 희미해져 가는 기억을 뜻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아슴아슴뿐 아니라 단풍 조막손 같은 아름다운 우리말을 시를 통해 배우게 되어 기쁩니다. 오늘은 현충원에서 만난 가을 햇살에게 백허그를 당해서 그런지 괜스레 입꼬리가 올라가 내려오지를 않네요. 모두들 행복하세요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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