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오늘 아버지 호스피스로 모셨습니다. 긴글.

쏘녕
2023.07.27 22:54 | 조회 4.9k

안녕하세요 위암 말기 환자 보호자입니다.

작년 10월 투병 시작후 벌써 8개월이 지났습니다.

처음 소원은 2~3년만 버텨줬으면 좋겠다.

그다음은 올해는 넘겼으면 좋겠다.

마지막은 아빠 생신만 넘어줬으면 좋겠다 했는데

너무한게 셋다 안 들어주실거같아서 슬픈 오늘 하루입니다.

1차 옵디보 옥살리 젤로다 6차 쓰고 내성 후

2차 탁솔 사이람자로 4차 후 내성 판단 됐고

3차 이리노테칸은 써보지도 못하고 항암 중단 된게 벌써 한달이 넘었습니다.

항암 중단 선언 됐을때는 이리노테칸도 써보지도 못하고 구토만 하시는 모습이 너무 마음이 찢어질 거 같더라구요

그 후 근처 2차 병원 입원하셨을때 ct찍고 경련 일으키셔서 뇌파 검사를 했더니 이상하다고 뇌전이 의심을 하였습니다.

아산병원 입원하여 검사하니 뇌전이 판정 받고 방사선 치료 후 스텐트까지 해보자고 하였는데..

이번주 월요일 방사선 치료 2번 앞두고

섬망증세 너무 심해지셔서 결국 치료 중단하고 오늘 대전 호스피스로 옮겼습니다.

저번주까지만 해도 영통도 하고 대화도 됐는데

지금은 대화도 안돼고 그저 수발드는게 전부네요...

그래도 저희를 알아는 보시더라구요.

마음이 찢어질거 같은 그런 기분입니다.

호스피스라는 곳이 마지막을 준비하는 곳이라 그런가

병동 자체 분위기도 다르고 차분하기도 하고

뭔가 편안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아산병원은 정신없고 시끄러운 느낌이었는데

여기서는 그나마 편안하게 계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사실 무섭습니다. 지금은 저희 아빠가 아닌 거 같아요.

그냥 애기 같은 느낌... 다른 보호자들이 겪어온 발자취를 그대로 겪어가는 기분입니다.

선을 자꾸 뽑으려고 하고 승질을 내거니 욕을 하거나

누웠다가 앉았다가 왔따갔다 거리고 자꾸 일어나려고 하거나

뜻대로 안돼면 성질을 부리다가도 잠들기도 하고..

보통 암성통증이 시작되면 더 그런 거 같더라구요...

옆에 계신 엄마는 얼마나 힘들면 저는 눈물 나는데 엄마는 그저 아빠를 달랩니다.

엄마가 병이 날까봐 걱정인데 엄마는 지금 아빠가 안쓰러워 죽겠다고만 하시네요..

저도 다른 분들처럼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었는데

마지막을 준비하는 글을 남기게 되어 죄송합니다.

끝을 잘 보내려면 어떻게 보내야할지도 궁금하네요..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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