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늦은 인사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루이누나l췌보
2023.07.19 23:19 | 조회 1.2k

안녕하세요.

저는 루이라는 아주 영리하고 착하고 순하고 잘생긴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루이누나입니다.

얼마 전 췌장암 간전이 4기 진단을 받으신 루이엄마의 딸이자 보호자이고요.

전쟁 같은 시간을 보내며 너무 다급한 마음에 인사도 없이 불쑥 글을 남겼었네요^^;;;

죄송합니다.

저희 엄마는 딱 한 달 전쯤부터 심한 체끼와 복통을 호소하셨고, 원래 거주지이신 일본에서 7월 4일에 진단을 받았습니다.

바로 입원을 하시고 통증을 잡기 위해 아이알코돈을 복용하시며 조직검사 등을 하셨고, 제가 바로 일본으로 가서 엄마를 설득하고 설득한 끝에 지난주 수요일에 한국에 오셨습니다.

일본 의사 지인도 의료는(특히 암은) 한국이 낫다고 했던 점, 엄마가 일본거주 30년이상에 저 역시 일본생활에 익숙하다면 익숙하지만 한국 생활이 더 익숙하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저희 엄마와 비슷한 상황이신 분이 완치하셨다는 점 때문에 한국에서의 항암을 강력히 주장했습니다.

공항에서 바로 1차병원 진료의뢰서를 받아 분서대 응급실로 갔고, 여러 상황을 거쳐 오늘 현재 폴피리녹스로 1차 항암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정말 인생 최고의 이벤트가 계속되는 한 주였습니다.

7/17 일본에서의 첫 항암을 잡아놓고 무리하게 한국에 입국하신 건데 우연찮게도 그 날부터 통증이 너무나 심해지셔서 정말 많은 자책과 의문 속에 힘들었습니다.

분서대를 선택하고, 종양내과가 아닌 소화기내과를 선택하고, 황진혁교수님 진료를 선택하고... 모든 선택을 제가 했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책임감과 무게감이 있었어요.

자칫하면 한두달 걸릴 수도 있는 걸(그렇..지요?) 일주일만에 초스피드로 진행했다는 점에 내심 안도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오늘 저녁까지도 통증이 심각할만큼 잡히지 않았고, 못지 않게 오심과 구토감으로 힘겨워하시는 엄마를 보며, 오늘도 과연 내 선택이 옳았을까, 눈물을 뚝뚝 흘렸습니다.

진통제는 계속 바꿨지만 부작용만 더 심해졌고, 오심과 구토증세는 패치를 붙여도 계속 되었으니까요.

컨디션이 너무 좋지 않아서 항암을 연기할까 고민도 했고 간호사 선생님도 괜찮을지 걱정하실 정도였어요.

하지만 이미 저는 엄마의 항암 일정을 이틀이나 뒤로 미룬 게 마음에 걸렸고, 엄마도 같은 생각이셨습니다.

교수님은 30초라는 짧은 회진에 항암 얘기는 없으시고 주사약이 아닌 경구용 진통제를 빨리 찾아야한다는 말씀만 주셨어요. 고민 끝에 용기를 내어 지나가시는 교수님께 질문을 던져 오늘은 80%로만 진행하고 약 한 가지를 제외시켰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이 카페가 아니었다면 질문조차 불가능했겠지요^^

에멘드라는 약을 복용하시고 오후 5:47분 항암 시작.

진통제는 처음으로 펜토라를 받아 복용하셨어요.

너무 무섭고 떨리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암병동으로 못가서 여기로 왔냐는 막말도 들었습니다. 순간 저도 흔들릴 정도였으니 엄마는 그 말에 심히 걱정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에멘드라는 약을 드시고 진단 이후 처음으로 오심이 사라지셨어요! 그리고 펜토라도 약효가 짧고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통증도 어느 정도 참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하시고요!

이제 마지막 하루반나절 맞는다는 약제만 남았습니다.

불과 6시간 전만 해도 울던 제 마음이 많이 평온해졌습니다.

물론 이제 시작이겠지요.

그리고 이 끝은 반드시 승리로 끝날 겁니다.

중간중간 또 넋두리를 남길지 모르겠습니다.

귀찮은 질문을 드릴 것 같습니다.

부디, 너그러히 봐 주세요 :)

우리 모두 이 지독한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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