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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 얼음판의 팽이가 되고
꿈을 키우는 책상이 되고
사각사각, 파를 써는 도마가 되고
성적표에 꾹 찍어 주는 도장이 되고,
나무는 강을 건너는 다리가 되고
집을 짓는 서까래가 되고 기둥이 되고
참외밭의 참외를 지키는 원두막이 된다.
때로는 일기장의 종이가 되고
세상을 내려다보는 창틀이 된다.
나무는
오랜 세월을
홀로 서서 사는 동안
저보다 남을 위해 쓰여질 일을
더 많이 생각한다.
권영상 시인의 <강을 건너는 다리가 되고>
선유도 공원에 가면 쭉쭉 뻗은 미루나무와
메타스퀘어를 비롯하여 자작나무 팽나무
대나무 등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사이
좋게 지내고 있습니다. 유월이 되니 나무
들은 더욱 푸르러 바라만 봐도 온몸이
초록으로 변해 나도 나무가 되는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그중에 저의 단골 모델은
자작나무와 팽나무입니다. 얼마 전에는
자작나무랑 튤립이 함께 콜라보를 했는데
이번에는 금계국이 그 자리를 이어받아
자작나무와 합동 공연을 하고 있더군요.
게다가 유월을 상징하는 수국이 오묘한
색으로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어 황홀한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나무는 저보다 남을 위해 쓰일 일을 더
많이 생각한다는데 나는 과연 나무들이
세상에 기여하는 것의 반에 백분의 일 만
분의 일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 급 반성
하며 유월의 선유도 모습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