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아빠가 가셔도 괜찮을줄 알았다

뉴딜
2023.01.16 17:32 | 조회 1.3k

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으니까

아빠 집근처에서 일주일에 3번은 진수성찬으로 밥 차려드리고

아빠는 낮 1시에 딱 시간맞춰 드셔서

그 시간에 맞춰 냄비밥 대접하고 부침개 부치고

반찬 따뜻하게 데워드리고

매주 이걸 3번은 했으니까

그 시간 1분도 어김없이 밥 차려드렸고

아빠가 필요한거 득달같이 가서 다 해드렸고

아빠랑 철마다 여행도 가고

당일치기로 놀러가서

아빠가 좋아하는 밥집 찾아서 갔고

전화는 매일 2번이상 드렸고

전화안받으시면 무슨일 있는지

비가오나 눈이오나 득달같이 가서 아빠 괜찮은지 확인했고

아빠 힘들때 병원도 같이 갔고

항암약 바꿀때마다 아이들 시댁에 일주일씩 맡겨놓고

암요양마을 거서 일주일씩 같이 생활했고

칠순잔치도 코로나로 못해서

집에서 내가 한번 가족끼리 한번 신라호텔에서 한번

총 3번 해드렸고

명절마다 시댁은 안가더라도 아빠 옆에서

상다리 부러지게 챙겨드렸고

어버이날 생신날 크리스마스날

무슨 날이면 꼭 아빠 초대해서

같이 밥먹고 용돈드리고

엄마랑 못했던거 다 했으니까

원없이 해드렸고 나도 열심히 했고

최선을 다해 해드렸으니까

난 아빠 돌아가셔도

후회안남을꺼라 생각했다.

근데 아빠랑 함께 한 시간들이 너무 많아서

아빠랑 한게 너무 많아서

아빠한테 모든걸 맞췄어서

아빠가 없다는게 더 힘들고 겁난다.

쌍둥이 애들이 태어나서 5살까지 크는동안

아빠는 닭도 다리만 제일 야들야들한 부위만 드리고

애들은 닭가슴살 먹였는데

아빠는 소고기도 제일 비싼 한우 부드러운거 드리고

우리애들은 호주산 먹였는데

외식해도 애들이랑 남편 먹고싶은거 말고

아빠 먹고싶은거로만 먹었는데

그래도 아빠는 당연하게 여겨서

내 정성을 몰라준다고 화냈었는데

근데 아빠한테 모든게 맞춰졌던 삶을 살다가

아빠가 없으니

뭘 해야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아빠한테는 후회없이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아빠없는게 더 무섭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다.

이제 나랑 내 가정을 우선으로 살아야하는데

한번도 해본적없어서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최선을 다했으니 괜찮을줄 알았는데

하나도 안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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