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환우분들 그리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 동행 카페를 이용하시는 모든 분들!
저희 어머니께서는 추석연휴가 지나고 9/14 경 건강검진 위내시경 검진에서 위암 소견 -> 이후 여러 차례 메이저 병원 진료에서 위암 판정 -> 결국 10/13 강북삼성병원 류창학 교수님께 위전절제술을 받고, 10/22 퇴원하셨습니다.
누구에게나 갑작스러운 비보가 그러하듯이, 위암 소견 시점부터 정말 혼란스러웠고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이제야 좀 일상에 돌아온 기분이 들고 여유가 생겼습니다.
뒤늦게나마 조금이라도 저와 비슷한 처지인 분들께 최대한 자세한 수술 후기를 공유하여 도움이 되었으면 하며, 제 글에 정성 어린 댓글 달아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는 마음에 글을 적습니다.
하기는 제가 처음 기재한 글이며, 지금 다시 읽어봐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 보이네요 ㅎㅎ..
서울 위암환자(초기X) 수술/항암 병원선택 고민... : 네이버 카페 (naver.com)
사실 병원 결정하는 것부터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모든 분들도 그러셨겠지만요...
하지만 지금 시간이 흐르고나서 생각해보니, 처음 암 소식을 접하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개괄적으로 조언을 해 드리자면...
1. 희귀암, 특수암, 정말 지금 환자가 너무 아픈 상태가 아니라면 두 세 군데 정도는 진료 받아보시기를 권장 드립니다. 저희 어머니께서는 위암으로 진단 받기 전까지 아무런 증상도 없었고 소화불량도 전혀 없었으며 증상이라고는 5kg 내외의 체중감소가 전부였습니다. 그래서 본인이 가장 받아들이기 힘들어하셨고 메이저 병원마다 진료 받으며 병원 시설이나 분위기, 의사 선생님 스타일 등을 살펴봤습니다. (상태가 중하지 않아서 그럴 여유가 있었던 것이기도 합니다.)
1-1. 인터넷에 퍼져 있는 명의 분들 위주로 진료를 받으러 다녔고, 서울대학교 암병원 경우에는 9월 중순 때 진료 예약을 하려니 11월 중순에서야 가능하다고 해서 과감하게 리스트에서 제외했습니다. 저희 가족은 "빠른 일정"을 우선순위로 움직였습니다.
1-2. 의사 선생님들도 정말 다양합니다. 위암수술 잘 한다고해서, 로봇 수술 권위자라고해서 갔는데 의사라는 직업이 그렇듯 대개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고 말을 하기 때문에 의사 선생님 성격에 따라서 말투나 표현이 극과 극입니다. 권위적이고 살벌하게 말씀하시는 의사 선생님이 더 믿음이 간다는 분이 계시는가 하면, 반대로 여유 있어 보이고 푸근한 인상에 수술은 잘 될거니 걱정말고 맘 편히 먹으라고 따뜻한 말이라도 한마디 더 해주시는 선생님을 선호하는 분이 계시기도 합니다. 저희는 후자였습니다.
개인적으로 강남삼성 교수님은 말투가 너무 쎄서 상처 많이 받았고, 신촌 세브란스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1-3. 진료 받으러 다니면서 병원에의 접근성, 간호사 분들의 친절성, 병원 내부 시스템이 잘 되어 있는지, 동선은 대략 어떠한지, 시설이 어떤지 등을 진료보면서 틈틈이 엄마와 살펴보며 병원 선택을 고민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강남삼성은 좀 전체적으로 간호사 분들이 별로였고, 아산병원은 내부가 복잡해서 초행에 엄청 헤맸습니다. 분당서울대 병원은 교수님도 좋고 전반적으로 다 좋았는데 수술 일정이 11월 중순이고 저희 집에서 거리가 있어서 리스트에서 제외했습니다.
2.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병원은 환자가 선택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환자가 선택을 어려워하면, 객관적으로 각 병원에 대한 정보를 다시 한 번 전달해서, 강요하지 않고 가급적 수술일정이 빠른 곳 위주로 선택할 수 있게 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사실, 아산이나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싶어하셨는데 두 곳 모두 수술 일정이 강북삼성보다 한달 정도 늦어서, 결국 강북삼성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수술은 복강경으로 진행, 수술 받기 전만해도 (죄송한 말씀입니다) 류 교수님 실력에 대한 걱정이나 우려가 다소 있었는데, 현재 수술 후 한달하고 1주일 정도 시간이 지났습니다만, 수술이 잘 되었고 상태는 매일 호전되고 있으며, 조직검사 결과, 1기 A로 항암은 안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사실 환자에게나 보호자에게나 가장 힘든 시점은 수술 후 입니다.
여건이 된다면 보호자가 상주한다는 가정 하에 입원실은 2인실이 좋습니다.
1인실이면 더할나위 없이 좋지만 금액이 많이 차이나기 때문에...
보호자가 상주하지 못한다면 다인실도 추천드립니다. 혼자 적적하게 계시는거보다는 이런저런 소리도 듣고 누구와 얘기라도 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엄마는 위전절제를 했기 때문에 약 7일 간 금식/단수를 하셨는데... 이처럼 위전절제나 위부분절제 분들처럼 금식하는 경우에... 곤욕스러운 점은 바로 음식 냄새입니다.
제가 간호했을 당시 (현재도 코로나로 마찬가지일텐데) 강북삼성은 코로나 때문에 병원 내 일부 매장을 제외하고는 취식이 안 되고 환자 침대 옆에서만 취식이 가능했습니다. 저는 동생과 교대하고 7일 간 간호를 했는데, 간호 기간 동안 보통 1층 본죽에서 사먹거나, 다른 동 5층 스타벅스에가서 야외 테라스에서 먹거나, 엄마가 주무실 때 최대한 냄새가 안나는 것 위주로 먹거나, 조용히 화장실에 가서 변기 위에 앉아 먹었습니다.
주변 지인들이 간호할 때 음식 사먹기 여의치 않으니 레트로 식품이라도 사서 가지고 들어가라 하셨는데 그런 레트로 제품들도 음식냄새가 많이 나니까 싸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하루 세 끼 알차게 먹는 스타일이었는데 병 간호하면서 다이어트 혹독하게 했습니다. 거의 두유나 냄새 안 나는 마실 것 위주로 해결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원래 식탐이 없고 많이 드시는 분이 아니기도 하고, 같이 계시던 분도 좋은 분 만나서 이런 부분에서의 괴로움은 덜 했는데, 만일 다른 환자 분이나 그 보호자분이 음식을 시도 때도 없이 침대에서 냄새 풍기면서 드시고 그러면 좀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수술 후 7일 정도 지나면 물로 시작해서 미음을 드실 수 있게 되니 그때부터는 이런 부분에서 좀 해방이 됩니다.
그리고 수술 후 초기는 더더욱 환자를 혼자 놔두면 안 되고 계속 옆에서 지켜봐야해서 먼 곳까지 밥먹으러 자리를 비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보호자 식사 및 용변, 청결 관리, 수면 등은 제때 하기 어려운 점을 미리 인지하시고 각오하셔야 합니다. 샤워 및 머리 감은 것도 4일만에 한 번 했습니다. (드라이샴푸 이런것도 사용해도 되기는 한데... 같은 방 쓰는 분께 실례되는 환경이라면 사용 안하시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금식 기간이 길어서 수액을 오랜 기간 여러 개 달고 계셨는데 이 수액을 맞기 위해 혈관을 찾아 꽂는 그 주사가 생각보다 굉장히 아프다고 합니다. 이틀 간격으로 계속 위치를 옮겨서 꽂는데, 간호사마다 혈관을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심혈을 기울여서 찾아 꽂는 간호사가 있는가하면, 다소 성급하게 우선 꽂고나서 여러 차례 다시 꽂는 간호사도 있습니다. 환자는 이미 몸이 많이 지쳐있는 상태라서 자그마한 자극도 굉장히 아프게 느껴질텐데... 그래서 저는 그분껜 죄송하지만, 그 간호사는 기억해 놨다가 다른 분으로 교체해 달라고 말씀드린 적도 있습니다.
현 상태는, 나날이 좋아지고 있으며, 퇴원 이틀 전부터 시작한 미음에서 현재는 진밥을 드시고 있습니다. 반찬도 너무 기름진 것들, 고춧가루 많은 매운 것들을 제외하고는 잘 드시고 계십니다. 그냥 거의 일반인 수준으로 드신다고 말씀드려도 될 것 같습니다. 양은 이전에 비해 줄긴 했는데 3번 먹던 걸 5번으로 나누어 먹으니 총량은 비슷할지도 모릅니다. 중간중간 간식도 잘 챙겨 드시고 계시구요.
위암 수술 후 회복 단계에 있는 다른 분들에 대해 많이 검색해 보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대개는 소화가 안 되어서 토하거나 잦은 설사로 괴로워 하거나, 섭식이 힘든 점으로 인한 우울증이라던가, 음식 섭취에 두려움이 생겨 음식을 잘 안 드심으로 인해서 혹은 먹는 양이 줄어서 몸무게가 많이 빠지거나 한다더군요. 다행히 저희 엄마는 초반에 기름진거랑 두유 마신걸로 설사 몇 차례 한 거 이후로는 다른 증상 없고, 시간이 흐른 지금은 두유도 잘 드시고 계십니다. 확실히 시간이 답인듯 해요. 몸무게는 더 빠지지도 않고 늘고 있지도 않습니다.
10/31에 외래 한 번 다녀오시고, 이번 11/28에도 외래 잡혀 있습니다. 아마 수술 후 3개월 이후인 내년 1월 경부터 CT 찍고 추적관찰 들어갈 것 같습니다. 또 한 번 시간이 지난 후에 글 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내용은 환자가 갑작스레 암진단을 받고나서, 특별한 증상도 없었는데, 본인이 받아들이지 못 하는 와중에 저와 비슷한 처지의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적는 글이니, 다른 오해는 없으셨으면 합니다.
모두 햇빛 풍성한 시간에 댁에 계시지 말고 야외에서 햇님 많이 보시고,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께, 스트레스 없고 여유로운 일요일이 되기를 바랍니다. 관련하여 질문 있으신 분들은 남겨주시면 꼭 답변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불편한 내용이 있다면 말씀해주시면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