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밥만 맛있게 나와도 병원 생활할만한 것 같아요

초코딩
2021.07.29 11:37 | 조회 2.3k

저는 올해 24세로, 백혈병에 걸려 조혈모세포이식을 받은 뒤 숙주 반응으로 폐가 망가져 현재 폐이식을 대기하고 있는 환자입니다.

제가 치료를 대전충남대학병원에서 받았는데 여기는 정말 밥이 맛이 없어서 사람들이 식사 시간이 다가올 때면 항상 하는 말이 오늘 하루도 맛없는 밥이랑 열심히 싸우자는 식으로 .. 스트레스를 받으며 먹습니다.

제가 백혈병을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걸렸기 때문에 병원 생활만 5년(백혈병->이식->재발->이식->폐숙주로 입원하면서 5년을 날렸습니다 ㅠㅠ)인데 5년 전이랑 지금이랑 달라진게 전혀 없습니다.

웃긴건 밥 잘먹는 아저씨가 계셨는데 그 분은 낫겠다는 바람이 간절해서 병원에서 나오는 무균식을 다 드셨는데 피 검사에서 영양부족 판정을 받고 영양사에게 화를 엄청 냈던 이야기도 있습니다 ㅋㅋ... 영양사 선생님 답변은 뉴케어 같은 건강보조식품 먹으라고...

그런데 제가 폐이식 대기자 적합 판정을 받기 위해 병원을 대한민국의 5대 병원 중 하나인 세브란스 병원에 2주간 입원했었는데 세브란스는 진짜 밥이 너무 맛있었습니다. 일반식인데도 왠만한 한식집 뺨치게 나오네요. 덕분에 원래 아침 식사 안하던 제가 아침을 꼬박 주문까지 해가며 먹었습니다.

옆에 환자 분들도 다 맛있다고 하시는데 정말 새삼스러웠습니다.

어쨌든 밥만 맛있게 나와도 환자들은 더 회복도 빨리되고, 안그래도 스트레스 받는 병원 생활, 좀 더 즐길거리가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세브란스에서 이렇게 나오는거보면 다른 병원들도 환자 건강 챙긴다고 무조건적으로 맛없게 내진 않아도 되는거 같은데...물론 짜면 건강에 안좋지만 너무 맛없으면 먹기가 힘들도 스트레스 받으니까 저는 건강챙긴다고 맛없게 나오는게 오히려 더 안좋다고 생각되네요. 특히 항암 환자들이 먹는 무균식은 밥을 너무 쪄서 맛은 커녕 영양가도 없는거 같습니다.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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