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은혜를 모르는 사람과 은혜에 감사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공평하신 하나님께서는 은혜를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처단하시고 은혜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을 어떻게 구원하여 복을 주시는지 이번 주일 성경 말씀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사무엘이 죽게 되고 다윗은 바란광야에서 지내면서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궁핍한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그래서 나발이라는 부자에게 사람들을 보내어 정중하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나발은 다윗이 누구냐며 되묻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윗이 보낸 사람들에게 도망친 하인 아니나며 모욕을 서슴치 않습니다. 자기의 재산은 물론 식솔과 하인들을 밤낮으로 지켜준 다윗과 그를 따르는 사람들의 고마운 은혜도 모르고 그 많은 재산에서 곡식 한 톨도 내 놓지 않겠다며 인색함의 극치를 드러냅니다.
하지만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은 다윗에게 받은 은혜를 충분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다윗의 사람들에게 저지른 야박함을 알게된 그녀는 남편 몰래 넉넉한 식량을 싣고 다윗을 만나 고마움을 표시합니다. 그리고 남편의 잘못을 빌고 용서를 구합니다. 다윗은 은혜를 잊지 않는 아비가일의 충심을 받아 들이지만 은혜를 모르는 나발은 여호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온 몸이 뻣뻣하게 굳은 채로 열흘 만에 죽음을 맞습니다. 한편 은혜에 감사할 줄 아는 아비가일은 훗날 다윗의 아내가 되어 이스라엘 왕비로 등극하는 영광을 누립니다.
그런데 은혜를 알지만 잊어버리고 갚을 줄 모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사울왕입니다.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구해낸 다윗은 사울왕에게 있어서는 가장 큰 은인입니다. 뿐만 아니라 굴속에서 뒷일을 보는 무방비상태의 사울을 사람들이 죽이자고 했을 때도 다윗이 살려주었습니다. 하지만 사울은 그런 드라마틱한 은혜를 또 잊어 버리고 다윗과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머무는 십 광야 앞 하길라 산 가에 진을 칩니다.
다윗은 아비새라는 장수와 함께 사울왕의 진영으로 잠입하여 누워 잠자고 있는 사울왕을 발견합니다. 은혜를 망각한 사울왕을 죽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또 온 것입니다. 아비새가 사울왕을 단번에 처단하겠다며 다윗에게 말합니다. 그러나 여호와의 기름 부음 받은 자(the Lord's anointed)를 죽일 수 없었던 다윗은 사울왕의 창과 물병만을 가지고 돌아갑니다. 뒤늦게 다윗이 자신을 살려준 사실을 알게된 사울왕은 다윗에게 다시는 해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돌아갑니다.
이번 주일 성경읽기에서 등장하는 은혜를 모르는 나발과 은혜를 알고 감사를 실천하는 아비가일, 그리고 은혜를 알지만 망각을 반복하는 사울왕을 통해 제 자신을 되돌아 봅니다. 이제껏 살아 오면서 하나님께서는 지극히 작은 자인 저에게 참으로 많은 분들을 보내주셔서 은혜를 입게 하셨습니다.
저를 잘 키워주신 부모님을 보내주셨고 어려울 때 힘이 되어준 고마운 형제들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리고 짧지 않은 세월 동안 한결같이 저를 응원하고 지지하였던 아름다운 아내를 보내주셨습니다. 그 뿐 아니라 성장해 오면서 학교와 직장 그리고 교회 등을 통하여 고마운 사람들을 참으로 많이 보내주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크고 많은 은혜에 감사하기는 커녕 오히려 만나는 사람마다 불평과 불만과 아쉬움을 늘어 놓으며 내가 무탈하게 살게 된 것은 내가 똑똑하고 잘났기 때문이며 그러다가 잘못 되는 것은 남의 탓으로 돌리기 바빴습니다. 하나님께서 저에게 이렇게 깊은 질병과 험한 시련을 주신 것도 어쩌면 그 고마운 은혜에 감사할 줄 모르는 저를 깨우치기 위한 배려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주일 성경읽기를 준비하면서 범사에 감사하라는 바울 선생님의 말씀이 제 깊은 곳에서 자꾸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 말씀이 은혜를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세상일에 감사할 줄 몰라 깊은 수렁에 빠졌던 저에게 요즈음 무척 힘이 되고 있습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 뜻이니라.(데살로니가전서 5장 16~18절)"
고마우신 하나님 아버지, 우리를 아버지의 귀한 자식으로 삼아주셔서 고마운 분들을 너무도 많이 보내주셨습니다. 그 분들이 우리에게 베푼 기도와 은혜를 모르는 일이 없도록 하옵소서. 은혜를 알고서도 사울왕처럼 잊어 버리지 않도록 성령님께서 늘 붙들어 주옵소서. 이 땅에서 살아가는 동안 그 은혜 다 갚고 갈 수 있도록 건강과 능력 충분히 허락하옵소서. 도무지 잊을 수 없는 하나님의 그 크신 은혜에 감사하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https://www.biblegateway.com/passage/?search=1%20Samuel%2025&version=N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