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엄마가 돌아가셨어요

호두엄마l갑본
2026.08.06 07:30 | 조회 1.6k

어제 잠깐 쉬고 밥 먹으러 집에 돌아오는 길에

글 올리고 씻고 집에 와서 15분 누워있었는데

병원으로 빨리 오라는 연락이 왔어요.

다시 1시간 30분거리 달려 갔더니 불과 4시간 전에 봤던 엄마가 아니였어요.

3주 가까이 눈을 못떴었는데

초점 없이 눈을 번쩍 뜨고

산소호흡기 안에서 호흡을 길고 크게 하고 있더라고요.

저를 기다리느라 승압제를 최대로 줬다고 했어요.

눈썹 움직이고 반응은 하는데 정확히 얘기를 듣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더라고요. 대화불가상태

그때부터 승압제를 조금씩 줄이기 시작..

이틀간에 사용한 승압제 때문에 고운 엄마 손발이 무서울 정도로 시커멓게 변했고

목주위도 시커멓게 됐어요.

승압제를 낮춰도 혈압이 생각보다 빨리 떨어지지 않으니까 아빠랑 오빠는 잤고요

저는 엄마를 안고 나란히 누워서

아까 다 말한 줄 알았는데

시간을 두고 생각하니 기억난 일들에 대해

3시간가까이 엄마 귀에 속닥거리고 살맞대고 있었는데 열이 계속 오르더라고요.

재보니 38.5

부드러운 물티슈에 미지근한 물 묻혀

이마.뒷목 등 반복해서 식혀주고 있다가

모니터보니 맥박이 단계적으로 떨어지다가

50아래가 되길래 아빠를 깨웠어요.

그리고 정말 몇분 안되서 모니터에 맥박과 산소포화도는 나오는데 호흡이 0으로 뜨길래

잘못된 줄알고 이것저것 만지다 보니

3... 4... 이렇게 뜨다 다시 0..

그리고는 삐삐삐삐...

하고 싶은 얘기는 거의 다 한 것 같은데

듣고 싶었던 얘기는 하나도 못들어서

그게 내내 슬플 것 같아요.

엄마... 고생 많았어요.

쉽지 않은 인생을 사느라 애쓴 거 다 알아요.

이제 엄마가 바라던 천국에서 편히 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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