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환우도 보호자도 마음 잡기가 참 어렵네요.

힘쌘고라니I부비보
2026.08.02 12:15 | 조회 626

1966년생이신 아버지가 신경내분비 소세포암(접형동 원발) 4기 상태이시고..

항암 에토포사이드+시스플라틴 3차 진행 중입니다. 8월 중순에 중간 검사 및 결과 들으러 갑니다.

그냥.. 아버지도 밝고 화도 많고 그러신 분이었는데, 눈에 슬픔이 보이네요. 아닌 척 하셔도.. 우울해보이시고.

저도 마찬가지죠. 어떻게 사나 모르겠습니다. 동행, 타 카페 눈팅, 신약소식 찾아보기 등이 일상이 되어버렸네요.

5월에 암을 알게 되고 정신없는 3개월이 지나갔는데..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분들 마찬가지시겠지만 이게 뭔지..

왜지?? 라는 물음만 환우나 보호자나 계속 갖고 있는 마음이고. 정말로 왜지???

4,5일 전에 아버지가 당신의 병에 대해 상세히 찾아보신 모양입니다. 그 전엔 어떤 병인지 이름만 아셨다가..

조금 더 마주할 마음이 드신 거겠지요.

거기서 예후라던가.. 지금 맞고 있는 약이 어떻게 작용 되고 휴지기를 가져야 하는 이유, 그 사이에 병이 커지면?

나중의 항암제들 비급여 항암제 가격이라던가(무엇을 맞을 지는 모르지만) 등등을 보시며, 투병 기간 등을 보시며..

그냥 많이 절망하신 거 같더라구요.

대략적 당신 살아있을 기간을, 사후를, 이후 저희는 어떻게 할 지를, 저희에게 덤덤히 말씀하시다가,

덤덤히 말씀하시려고 했다가 무너지시는데 저랑 여동생 함께 꺼이꺼이 울었죠. 저희는,

소세포암 30년 간 약이 전무했다가 이제 신약들이 나오기 시작해서 임상의 기회도 있고 유지만 잘 하면 이어갈 수 있다.

폐외소세포암이어도 이어나갈 임상들이 있다, 그리고 현재 치료법이 잘 들으면 오래 갈 수 있다.

아직 할 게 있고 희망이 있다 하면서. 말하면서도 이 말들이 다 이어지기를,

임상의 기회도 생기고 일단 지금 약이 잘 들어서 오래오래 유지되면 좋겠다 생각 뿐입니다.

시간이 왜 이리 빠른지 벌써 8월이 왔네요. 영원한 7월을 바랐는데 ㅎㅎ..

지금은 검사를 기다리고 있는 저희 집이지만, 여동생은 저보다 마음이 강해서 참 다행인데,

울컥하면 제가 먼저더라고요, 아. 뭘 어찌하며 정신을 이어갈 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대신 걸렸다면 그냥 훨씬 맘이라도 나았겠지 싶은 생각 뿐이네요.

처음 한 두어 달은 냉동인간을 정말 엄청 고민보고 메일도 보내고, 루트도 찾아보고 했는데 이게 미국인이 아니면, 그 나라에 인프라 갖춰지지 않으면 정말 쉽지 않더군요.

국내에서도 찾아봤지만 여기는 갖춰진 게 아무 것도 없는 수준이라. 또한 비용도 많은 비용이지만... .... 타국 가서 죽을 날만 기다리며 보내는 것도 사람할 짓이 아닌 거 같고.

전 정말 과학발전해서 이제 곧 수명의 몇 배, 영생 이런 거 생각하고 살았었거든요.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주변에도 없었어서.. 인지력이 많이 낮았었나봐요.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게.. 정말 안되나? 싶은. 근데 방법이 없긴 하네요. ㅎㅎ.

정보 찾으려고 가입 했는데 점점 징징대는 거 보니 한심하기도 하고, 근데 적지를 않으면 어디 마음을 뱉을 데가 없네요.

누군가들은 눈으로만 카페 다녀가셔도 위안받으실테고, 긍정적인 분들도 계실 것이고, 상황을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분들도 계실테며, 지금도 위급한 상황 속에 직면한 분들도 다 계실텐데, 제가 받아들일 그릇이 안되나 봅니다. 겪고 계신 분들, 고통스럽지만 이어오고 계신 분들 모두 존경스럽습니다. 적고 나니 이게 뭔 글인가 싶긴 하네요.

근데 어찌 버티고 살 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아버지한테도 뭐라 말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좀 다 어렵네요.

지금 이 글도, 처음엔 무력해보이시는 아버지 달래드리고 싶어 다른 분들은 어떤 혜안이 있으실까 싶어 시작했는데,

저 역시 한치 앞을 모르는 상황에서 내가 뭐라고 무슨 말을 드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 더 들어버렸네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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