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4기 일상) 정말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힘내라아l신소경폐본
2026.07.14 14:14 | 조회 1.4k

안녕하세요!

정말 정말 오랜만에 힘내라아 인사드립니다.

2021년 10월 진단을 받고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마쳤지만,

바로 재발하며 큰 절망을 겪었습니다.

오진까지 겹쳐 병원을 옮겼고,

지금은 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2022년 11월부터 다시 항암치료를 시작했지만

또 다시 재발했고, 다학제 진료에서는 더 이상 사용할 항암제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삶의 끝을 진지하게 생각할 만큼 무너졌고,

마취통증의학과 의사와 상담 후 연명의료계획서까지

작성했습니다.

그러던 중 기적처럼 마감 직전이던 1·2상 임상시험에 겨우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3년 동안은 일주일에 한 번, 이후 6개월 동안은 2주에 한 번 치료를 받으며 지내고 있습니다.

4기 암 환자이지만,

생각보다 꽤 괜찮아 보이는 '힘내라아'입니다.^^

글을 쓰다가 저장만 해두고 끝내지 못한 적이 많았습니다.

아프고, 조금 괜찮아지면 다시 쓰다가 또 아파서 멈추기를 반복했어요. 요즘은 약도 두배로 맞고 있어 몸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올해 4월, 그렇게 가고 싶었던 포르투갈 여행도 다녀왔습니다. 정말 무모할 정도로 혼자 계획해서 신나게 놀다가 완전히 방전되어 돌아왔지만, 평생 잊지 못할 시간이었습니다.

가자마자 소매치기의 타겟이 된 힘내라아...

그래도 다시 가고 싶은 곳

5월에는 딸아이의 고등학교 졸업식을 준비하고 참석했습니다. 미국에서는 고등학교 졸업식이 정말 정말 큰 행사이거든요.

아이들 졸업식 다 보게 해달라고 병원에서 펑펑 울었었는데...

6월에는 아들의 중학교 졸업식에도 함께했고,

뉴욕 Knicks 농구 경기의 후끈한 열기도 느껴봤습니다.

지금은 월드컵을 보며 너무너무 즐기고 있어요.

프랑스와 모로코 경기도 관람하는데

음바페는 정말 대단했고

프랑스의 스피드는 순간이동급이였습니다.

아프다고 하면서도 하루하루를 참 잘 살아내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니 '1년 정도'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여명을 몇 년이나 넘겼고, 암 진단을 받은 지도 벌써 5년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장하다, 힘내라아야."

방사선과 항암치료의 부작용인지 변비가 심해

자주 토하고 제대로 먹지 못할때도 많았어요. 장폐색이 의심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항암하다가 다른 선생님께 끌려가 똥꼬진료를 받으며 정말 민망하고 민망했지만(아무리 아파도 적응불가), 다행히 아직 막히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 조심하고 또 조심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살려고 합니다.

이제는 남편도 아이들도 제가 너무 멀쩡해 보이나 봅니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을 때는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또 내가 아직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려고 합니다.

사실 환자라고 해서 평생 누군가가 나를 특별히 챙겨줄 수는 없는 거니까요. ㅎㅎ

저는 4기 암 환자이지만, 오늘도 열심히 살아내고 있습니다.

투병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마음가짐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내 마음이 비뚤어져 있으면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도,

치료받는 이 상황도,

아픈 이 시간마저도모두 불평과 불만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반대로 마음이 평안하면내가 살아가는 시간도,

사람들과 함께하는 순간도,

아직 치료받을 수 있는 약이 있다는 사실도

모두 감사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예전보다 화도, 짜증도 정말 많이 줄었습니다.

(문제는 웃음도 줄었어요. 감정기복이 없어요 ㅜㅜ)

저는 이제 이것저것 너무 많이 찾아보지 않으려고 합니다.

아프면 아픈 대로,괜찮으면 괜찮은 대로,하루하루를 재미있게 살아가다 보면나중에 후회는 조금 덜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어느덧 임상시험 4년 차를 보내고 있는

힘내라아입니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의 치료도,

마음도 평안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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