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소문난 된장찌개입니다.
저희 어머니가 6월 21일 오전에 만 53세의 나이로 소풍을 가셨어요.
계속 잠만 자고 그 사이 살도 5kg 빠질 정도로 힘들지만.. 그동안 힘이 되어주신 동행 가족분들께 소식 전하고 싶어 글을 올립니다.
나이도, 사람도 아까운 엄마였어요...
소녀처럼 여리지만 누구보다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고 따뜻한 사람이었어요
저희 엄마인거 감안하고 봐도 외모도 출중하고 아름다웠답니다 ㅎㅎ..
짙은 그리움은 남겨진 사람의 몫이니... 지금도 가슴에 돌덩이를 얹어둔 듯 무겁지만
엄마가 더 이상 아프지 않다는 사실은 위로가 돼요.
그리고 외가 가족들 전부 모여서 전날 밤부터 함께 밤을 새우고 임종을 지킨 것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모두 엄마를 무척 사랑하는 사람들이라.. 엄마가 그 마음들을 다 느끼고 갔으리라 생각해요.
그리고 장례미사 때, 엄마와 인연이 깊었던 세 분의 신부님께서 합동으로 미사봐주셨어요.
보통 한 분이 집전하시는데,, 두 분은 멀리서 와주시고 정말 감사했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에 있을 때에도 직접 와주셔서 병자성사 봐주신 것도 참 다행이에요.
엄마가 마지막으로 듣고 가는 소리가 울음소리인게 싫어서 호스피스부터 임종까지 울지 않으려고 엄청 노력했는데..
엄마가 알아줬으면 좋겠어요ㅎㅎ..
마지막 순간에도 꾹 참고 사랑한다, 엄마같은 엄마가 있어서 행복했다, 나에게 엄마처럼 큰 사랑 준 사람이 있어서 너무 좋았다 계속 말했어요
엄마 위해서 밤새 묵주기도하고 뽀뽀하고 사랑한다는 말 해서 그거 하나는 여한 없어요
엄마를 잃은 건 너무 슬프지만, 그래도 그 과정 속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했고 저희가 원하는대로 되었던 것 같아요.
엄마의 고통이 길지도, 크지도 않았어요.
엄마는 본인의 고통이 너무 클 때, 하느님을 놓아버릴까 두렵다 했지만.. 제가 봤을 때 엄마는 놓지 않았던 것 같아요.
엄마가 천국에 갔을 거라 믿어요..! 동행 가족분들도 함께 기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제 개인적인 경험이에요.
저희 어머니 이력은,
결장암 3기 B인 상태에서 수술하고 젤록스로 예방항암
1년 뒤 대장 쪽 재발하여 수술후 폴피리+아바스틴으로 예방항암
3개월 뒤 간, 자궁 재발하여 폴폭스+아바스틴으로 고식적 항암 하셨어요.
폴폭스+아바스틴도 내성이 왔을 때, 교수님께서 프루자클라로 변경하셨는데 저는 불안했어요.
그래서 진료 끝나고 다시 진료 잡아서 저만 들어가서 교수님께 여쭤봤어요. 프루자클라보다는 론서프+아바스틴이 낫지 않냐고 여쭤봤는데,, 이때 제 생각을 고집할 걸 하는 후회가 너무 남습니다.
프루자클라는 효과가 하나도 없었어요.. 대장암이신 분들은 <<제 개인적인 사견으로는>> 프루자클라보다는 론서프+아바스틴을 먼저 해보시는 게 어떠실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동행 카페를 찾아봤을 때에도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교수님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제 식견은 짧지만,, 표적치료제를 끌고 갈 수 있는 만큼 끌고 가는 게 좋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저에게 많은 힘이 되어주는 곡을 첨부합니다 ㅎㅎ
라흐마니노프가 자신이 작곡한 첫 번째 협주곡이 실패하고 우울증을 심하게 겪었었는데요,
의사와 함께 우울증을 이겨내고 그에게 헌정한 두 번째 협주곡입니다.
왜인지 모르게 인생과 많이 닮아있다고 느꼈어요.
1악장 도입부는 증기기관차가 나에게 달려오는 듯한,, 피할 수도 도망칠 수도 없는 운명을 느꼈어요.
2악장 중후반부에서는 정말 좋아하는 부분이 나오는데요, 별이 쏟아지는 듯한 인생의 찬란함을 느꼈어요. (22분 39초)
3악장 마지막 부분에서는 소름끼칠 정도로 웅장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합이 너무 좋았어요 (34분 05초)
저에게 위로가 되듯, 여기 계신 많은 분들에게도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저에게 부모님처럼, 이모 삼촌처럼 따뜻한 말씀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종종 놀러올거지만,, 동행 환우분들, 보호자분들 너무 응원하고 쾌유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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