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동행

결혼 전 예비 배우자 암 진단, 제가 잘 해낼 수 있을까요?

항순l다골보
2026.06.21 01:30 | 조회 1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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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처음 글을 써보네요.

환우들이 용기를 얻고, 희망을 나누는 이 카페에 제 글이 다소 어울리지 않는 글인건 알지만 현실적인 충고와 의견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죄송한 마음 무릅쓰고 올려봅니다..

주절주절 쓰다보니 긴 글이 되었는데 부디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저를 딸, 동생, 친구라고 생각하시고 충고든 욕이든 뭐라도 조언 좀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30대 초반 예비 부부로 내년 결혼을 준비하던 중 예비배우자가 갑작스러운 혈액암(다발골수종) 진단을 받고 항암 진행중입니다.

처음 한두달은 병원 알아보고 입원, 검사하느라 정말 정신없이 지내다 이제는 항암 스케줄도 규칙적으로 잡히고, 꽤나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있어요. 회차를 거듭할수록 수치도 좋아져서 회사도 복귀할 정도로 괜찮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올해 말엔 조혈모이식을 받을 예정이구요.

다만.. 이제는 제가 현실을 조금 더 직시하게 된 것 같아요. 항암 일정 때문에 그동안 예약해둔 웨딩홀, 웨딩 촬영 등을 취소하면서 이 결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자꾸 의문이 들어요. 정확히는 앞으로의 미래가 자꾸 두려워져요..

다발골수종이 다른 혈액암들과는 다르게 아직 완치가 안되고, 처음 진단받은 병원에서 이 암은 예외없이 무조건, 무조건 재발한다. 평생 가지고 가야하는 병이라고 한게 자꾸 머릿 속에 맴돌아요.

이 암에대해 국내외 사례를 찾아봐도 평균적으로 7-80대가 걸리는 암이라 30대 환자들에 대한 정보도 너무 부족하고 평균 수명같은 수치도 전부 7-80대 기준이라 암울한 숫자만 나와있어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효과적인 치료법이 시행될거라곤 하는데 그 치료법도 재발을 막아주진 못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러면서 내가 과연 평생 암환자의 보호자로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아이도 낳고 잘 키울 수 있을까? 지금 치료해서 관해하더라도 또 재발하면? 재발 주기는 점점 짧아진다는데, 재발이 잦아서 쓸 수 있는 약이 다 떨어지면 어쩌지 너무 빨리 떠나가버리는건 아닐까.. 머리로는 이런 걱정들이 지금 아무 소용없는 걸 아는데도 자꾸 이런 생각이 들어요.

요즘은 암을 진단받기 전처럼 예비배우자와 평범하게 데이트도 하고 자주 만나고 있는데, 만날 땐 재밌게 시간을 보내다가도 헤어지고 집에오거나 혼자 있게되면 이런 생각에 하루종일 우울하고 불안해요. 그리고 상대방은 제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모르고 있으니 속이고 잘못을 저지르는 것 같아서 죄책감도 느껴지구요.

그러다 결국 며칠 전 이런 감정들에 대해 예비배우자와 얘기를 나눠봤는데, 오히려 이런 힘든 고민을 하게해서 미안하다며 혼자 속앓이 하느라 고생했다고 위로를 받았네요. 본인이 가장 힘들텐데도요.. 옆에서 응원만 해줘도 모자랄 판에 이런 얘기를 꺼낸 저 정말 못났죠..

짧지 않은 기간 연애하고 지금도 헤어지는 건 상상만 해도 너무 슬프고 견딜 수 없을 것 같은데 제가 이런 마음가짐으로 평생을 함께할 수 있을까요? 솔직한 마음으론 완치가 되는 암이었으면 이런 고민 안했을 것 같아요. 물론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거지만, 그래도 희망이 보이니까요. 그런데 무조건 재발한다 이런 말을 들으니까 굳게 먹어도 모자란 마음이 자꾸 약해져요. 그러다보니 지금은 관해가 되더라도 이런 불안을 가지고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괜히 희망고문하지말고 지금 그만두는게 서로한테 더 나은게 아닐까 이런 생각까지 해버렸네요.

게다가 저희 부모님은 암진단은 너무 안타깝지만 결혼은 절대 반대라고 하시며 관계를 정리하라고 하시는 상황입니다.. 사랑한다면서 부모님께 계속 옆을 지켜줄거라고 대답하지 못한 제 자신도 너무 한심하고 자괴감이 들어요. 반대 입장이었다면 상대방은 이런 고민은 하지도 않을텐데.. 제가 너무 이기적이고 못나보여요.. 그냥 이런 일이 왜 우리에게 일어난건지 자꾸 하늘만 원망하게 되네요.

저 어떻게 해야할까요 현실적으로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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